“영화 ‘바람난 가족’은 TV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가정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아버지·시어머니·남편, 그리고 아내가 모두 바람이 나버린 가정은 우리 사회의 가슴아픈 현실이죠.”
‘코르셋’ ‘섬’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JSA’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영화를 제작해온 명필름이 이번에는 불륜을 소재로 삼아 관심을 끌고 있다.
명필름의 심재명 사장은 “불륜이나 섹스가 자칫 흥밋거리로 전락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가족이 사랑과 희망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상처와 고통을 주는 요인이라는 양면성을 드러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획 의도는 최근 시사회를 통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란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초청작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녀는 이 영화가 국제영화제를 겨냥해 만들어진 작품임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4월 촬영을 마치고도 개봉을 8월로 미룬 것도 그 때문이란 것이다.
그녀는 그러면서 영화의 완성도만큼은 다른 작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임상수 감독의 시나리오와 연출력이 뛰어났고, 배우들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높여준 만큼 작품성에는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흥행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할 단계가 아니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시사회에서 영화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얻었지만 최근 관객의 주를 이루는 10·20대가 흥미로워하는 주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다행스럽게도 개봉에 앞서 가진 인터넷 펀딩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으로써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0억원을 네티즌을 통해 펀딩했는데 성공리에 이를 마쳤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모를 통해 자금도 모으고 흥행에 대한 감도 얻어낸 셈이다.
이 같은 마케팅 기법은 명필름이 처음 영화시장에 내놓았다. 지난 99년 ‘해피엔드’ 제작 때 처음 인터넷 펀드 마케팅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착안한 것이다.
“영화는 산업과 문화라는 두 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자전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죠.”
영화의 산업적인 측면에서 자본의 논리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이런 그녀의 생각은 다른 많은 영화인처럼 스크린쿼터제를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한국 영화가 국제 영화에 견줄 만큼 강해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스크린쿼터제라는 보호막이 쳐져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유통과 배급, 그리고 제작에서 거대한 골리앗처럼 산업과 문화를 이끌고 있는 미국 영화에 대항할 만한 힘을 키우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그녀는 그러면서 “스크린쿼터제에 따른 관객 희생에 대한 보상으로 영화제작자는 보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명필름은 앞으로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며 곧 개봉될 ‘바람난 가족’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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