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주가부양책 각광

올 18곳 결의…주가 상승랠리 이끌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3년 코스닥기업 무상증자 현황

 무상증자가 확실한 주가 부양책으로 뜨고 있다.

 7일 무상증자를 결의한 화인텍이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7.00%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화인텍은 무상증자설 속에 최근 11영업일 가운데 10일간 주가가 올랐다. 지난 5일 무상증자를 결의한 위디츠(옛 삼성광전)도 4000원대 중반이던 주가를 5000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기업들의 무상증자를 통한 주가관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

 거래소의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300% 무상증자 발표와 권리락에 즈음해 두드러진 주가 상승세를 보여줬으며 지난 3월 네오위즈도 150%의 무상증자를 결의하며 ‘인터넷 랠리’에 힘을 더했다.

 이런 무상증자에 대한 주가반응은 다른 주가부양 방법인 자사주 매입이나 액면분할, 배당 등보다 직접적이고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무상증자 결의 후 주가가 급등했던 학습효과가 있는 데다 권리락 이후 주가가 낮아지면서 ‘착시현상’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들어 7일까지 무상증자를 결의한 기업은 총 18개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무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은 8개사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두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무상증자는 일단 유통 주식수가 적은 기업에는 유동성 보강이라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강세장에서는 주식수를 늘리는 정책이 수급상 효과적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너무 고가주로 인식되며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종목의 경우에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최근 굿모닝신한증권은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무상증자는 30% 이상 실시할 때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무상증자가 직접적으로 기업가치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며 주가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적지 않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수급측면 이외에 무상증자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는 사실상 없다”며 “무상증자가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유동성을 늘린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긴 하지만 테마주로 인식되며 무차별 급등이 나타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자본금 규모가 작은 반면 자본잉여금, 이익준비금이 많은 기업을 꼽고 있다. 또 유통주식수가 적은 회사와 CEO의 주가관리에 대한 의지가 있는 기업 등도 관심권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