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는 계속 배고프다"
“세계 e비즈니스산업은 90년대 중반 이후 한 번도 성장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한번도 침체국면을 맞은 적이 없고 당분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입니다.”
지난주 한국무역협회와 카네기멜론대학간 e비즈니스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 설치 논의를 위해 내한한 마이클 셰이모스 교수는 ‘닷컴버블’이 걷히면서 일부에서는 마치 e비즈니스가 어떤 벽에 부딪힌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버블로 인한 착시현상’일 뿐 e비즈니스 분야는 당초 예상 이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250여명의 IT전문 교수진이 포진한 명문 카네기멜론대 공대학장으로 있다.
“e비즈니스 버블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에 의해 생겨난 현상일 뿐이죠. 이제 과거처럼 이 분야에서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얻는 일도 없어지고 외부요인에 의해 망해버리는 일도 사라질 것입니다.”
그는 오프라인 업무의 온라인화가 시대적 추세이고 실제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이상 e비즈니스 수요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카네기멜론대는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의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을 만큼 인터넷 및 e비즈니스 분야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부, 삼성그룹, LG그룹, 코오롱그룹, 무역협회 등도 이 대학의 e비즈니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셰이모스 교수는 IT 명문 카네기멜론대에서도 e비즈니스분야 거장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한국의 e비즈니스산업에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정부 차원의 ‘e코리아 2006’ 등 베스트플랜을 갖고 있고 기반인프라 또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뛰어나기 때문이지요.”
그는 브로드밴드 세계 1위·인터넷보급률 세계 3위 등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한국의 e인프라도 e코리아의 미래를 밝게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동력은 e비즈니스와 관련된 고급교육을 받은 인력층이 두껍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너무 일상화돼 있어 한국인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IT를 기초교육과정부터 배우는 것은 선진국에서조차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는 한국만의 경쟁력입니다.”
그는 한국의 산·관·학·연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홈’ ‘디지털홈’ 같은 프로젝트가 한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것은 가전제품과 IT인프라입니다. 따라서 가전과 IT인프라를 융합하는 가정의 네트워크화 프로젝트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성공가능성이 높고 향후 세계시장에 성공모델을 전파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제 내수시장만을 보는 IT전략에서 탈피해야 하고 이미 그 수준은 넘어 섰다는 게 셰이모스 박사의 판단이다.
“IT관련 상품은 세계를 겨냥해서 만들어져야 하고 한국은 충분히 그럴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IT상품 수출보다 더 중요한 것은 IT를 통해 생산비용을 줄이는 e매뉴팩처링 노력과 e비즈니스인프라를 통한 지역장벽 제거와 거래비용 절감입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e비즈니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올해부터 카네기멜론대 전자상거래석사과정(MSEC)에 한국의 산·학·연 전문가를 파견할 계획이다. 셰이모스 교수는 이 과정의 총괄책임교수로 한국 e비즈니스 전문가들과 상당한 인적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