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의 현장을 가다](15)욱성전자

호남고속도로 유성톨게이트에서 둔산 방면 표지판을 따라 승용차로 달리기를 15분여. 눈앞에 나타나는 국민연금회관 건물 골목 사이로 굉음이 요란한 빌딩 건축현장을 지나면 7층 규모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옥외 간판도 보이지 않는 이 건물에 들어서면 엘리베이터 옆에 빼곡히 적힌 ‘욱성전자’ 팻말이 기자를 맞는다.

 욱성전자(대표 박배욱 http://www.wooksung.com)는 지난 95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연구원이 주축이 돼 설립된 인터넷 영상전화기 개발회사로 최근 일본과 중국에서 동종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으며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성데이터통합(VoIP) 및 인터넷 영상전화기사업은 예상을 앞질러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반가운 얼굴로 기자를 맞은 박배욱 사장은 인터뷰 전날 밤 늦게 일본 출장에서 돌아와 얼굴에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목소리에서는 자신감이 배어나왔다.

 지난달 일본 링크업·크리에이티브서비스사와 500만달러 규모의 인터넷 영상전화기 ‘텔레포시’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박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연말까지의 생산납품일정을 확정하고 왔다고 했다.

 박 사장은 “일본의 VoIP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침체를 면치 못했지만 최근 3∼4개월 전부터 대기업 사이에서 인터넷을 통해 시장을 창출하려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나 NTT도코모·야후재팬 등에서도 늦추면 뒤진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현지의 분위기를 1시간 넘게 전했다.

 박 사장은 욱성전자가 최근 일본으로부터 파트너업체로서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반영하듯 건물 4층에 자리잡은 제품 생산·조립라인에 들어서면 240㎡ 남짓한 공간에서 직원들의 분주한 손놀림 속에 조립과 검사공정을 기다리고 있는 인터넷 영상전화기가 빼곡하다.

 이미 외주를 통해 제작된 PCB 주기판과 키패드 보드 등이 수리과정을 거치고 나면 생산실의 핵심과정인 주기판 프로그램 및 시험과정을 거치게 된다.

 김성국 개발이사는 “하루에 50∼100대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한 국제표준인 ITUT H.320 프로토콜과 응용시스템 소프트웨어를 PCB 주기판에 장착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 납품 때문에 밤샘작업도 며칠씩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험과정이 끝난 보드들은 밑판 모듈 조립과 핸드세트·LCD 상판·톱하우징 모듈·LCD 모듈 등의 조립과정을 마치고 최종 공정검사와 성능시험대를 거쳐 완전한 제품으로 거듭난다.

 김중대 생산본부장은 “현재 10여명의 생산인력과 시설로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워 조만간 연구단지나 신탄진 쪽에 건물을 임차해 생산 라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TRI에 몸담을 때부터 지금까지 15년간 줄곧 영상전화기 개발에 매달려 온 박 사장.

 “일본시장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인정받으면서 최근 밀려드는 제품 생산 주문에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그는 이제 세계적 VoIP전화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한마디]박배욱 사장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텔레포시’가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뛰어난 품질에 있다고 봅니다.”

 박배욱 사장(49)은 “지난 15년간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업그레이드해온 결과 모든 시스템 기술이 무르익은 상태”라며 “대기업이 우리 기술을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단순한 영상통화용이 아니라 서비스사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과 품질을 구현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홈오토시스템사업과 IMT2000시대에 대비한 인터넷 비디오 휴대폰 개발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근 일본에 이어 중국과 미국에서도 사업파트너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파트너를 능동적으로 개발,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한편 영상전화기시장에서 세계 최강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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