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증착장비로 꼽히는 원자층증착기(ALD:Atomic Layer Deposition)가 수출 효자제품으로 떠올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아이피에스 등 국산 ALD 개발업체들이 미국 및 유럽의 유력 반도체 제조업체와 잇달아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ALD는 가스의 화학반응으로 형성된 입자들을 웨이퍼 표면에 입히는 화학기상증착기(CVD)와 달리 단원자층의 화학반응을 이용한 나노 박막증착기술을 도입, 90나노미터(㎚) 이하의 미세회로 공정에 주로 사용된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트렁 도운)은 올해 초 미국 비메모리업체 A사에 300㎜ 웨이퍼용 ALD를 테스트용으로 공급한 데 이어 최근 유럽 반도체 제조업체 B사와 200만달러 규모의 ALD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이와 별도로 해외 10여개 업체와 ALD 수출협상을 벌이고 있어 올해 ALD분야에서 당초 매출목표인 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와 미국 진출에 이어 처음으로 유럽까지 진출하면서 전세계 시장공략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특히 파일럿라인이 아닌 양산라인에 ALD를 잇달아 공급하면서 향후 대규모 물량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300㎜ 라인에 ALD를 처음으로 공급했던 아이피에스(대표 장호승)는 올들어 미국의 민관합동 연구기관 세마텍(Sematech)과 메모리업체인 I사에 300㎜ ALD 장비를 공급했으며 최근에는 또다른 메모리업체인 E사에 장비를 납품했다.
특히 이 회사는 이번주 초 미국에서 개막한 ‘세미콘 웨스트 2003’에 사장을 비롯한 임원과 영업 실무자를 대거 파견, 추가 장비수주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ALD의 경우 다른 반도체 장비와 달리 국내 업체들이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지난해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 해외 메이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양산라인에 속속 도입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ALD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올해 200억여원, 내년에는 1000억여원에 달하는 수출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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