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사 창립 30년 만에 처음으로 2002회계연도 결산승인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는 1일 본회의에서 문화관광위에서 조건부 승인된 ‘2002년 회계연도 KBS결산승인안’을 상정했으나 상정안은 재적의원 272명 중 155명이 투표해 찬성 72, 반대 69, 기권 14로 찬성이 재석의원 과반수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결산승인은 이미 사용한 예산에 대한 추인절차라는 점에서 무난히 통과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KBS의 결산승인안이 부결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방송계는 최근 KBS에 불편한 심기를 보여온 한나라당이 방송사에 대한 국회 다수당의 힘을 과시했을 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KBS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회 문광위는 KBS가 연례적으로 성과급 지급을 위해 사용되는 예비비의 부적절한 집행, 타지상파방송사에 비해 떨어지는 노동생산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영합리화 방안, 부적절한 예비비 집행에 대한 관계자 문책, 재원구조상의 문제에 대한 대책 등을 시정해 그 결과를 이달 말까지 문광위에 제출하는 조건으로 KBS 결산승인안을 통과시켰다.
국회 한 관계자는 “결산은 이미 쓰고 난 예산이므로 부결돼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으며 가결시켜 줘야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조치가 가능하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검토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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