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정보화를 위해 정부와 관련업계가 지난 99년부터 추진해 온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구축 사업이 겉돌고 있다.
정부와 유통업계가 지난 2001년 유통업계의 SCM 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했던 제1기 한국 SCM 민·관 합동 추진위원회가 지난달 활동시한이 만료됐음에도 불구, 제2기 위원회 구성 및 사업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 4월 4일·20일자 참조
특히 주관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올해부터 위원회를 대폭 확대해 정부와 유통업체 외에 제조업체까지 포괄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도 아직까지 새 위원 선정도 못해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와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유통정보센터는 정작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한국 SCM 민·관 합동위원회는 2년 임기가 지난 4월 만료됨에 따라 늦어도 5월까지 차기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위원회 구성은 산업자원부 김종갑 차관보가 당연직 공동위원장을 맡은 것 이외에는 전혀 진척이 없다. 정작 중요한 산업계 대표는 몇몇 인사가 물망에 오를 뿐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당연히 위원회를 이끌 위원도 선임되지 못해 사실상 SCM위원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정부는 당초 위원회 구성범위를 유통업계 위주에서 제조분야까지 크게 확대하고 국제 유통산업 동향의 소개와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등 유통 국제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었다. 또 올초까지만 해도 전문인력 양성, 유통 신기술 연구 등 유통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제1기 위원회 임기가 끝난 지 두달이 지났음에도 정부와 유통정보센터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산자부 유통서비스과의 한 관계자는 “유통정보센터에서 실무준비를 진행하고 있지만 내부문제로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 조만간 차기 위원회와 사업이 확정될 것이다”며 유통정보센터 쪽에 일단 책임 소재를 돌리고 있다. 반면 유통정보센터 측은 “이미 차기 위원회의 멤버와 기본 사업계획을 5월 초에 산자부에 통보했다”며 “정부에서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해 임기가 끝났음에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SCM위원회는 지난 99년 유통공급망에서 전자 카탈로그, 전자문서교환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유통분야 표준화와 정보화를 위해 구성됐으며 산하에 시범사업, 표준화, 중기SCM 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지난 2001년 새로 조직을 개편한 위원회는 황경규 신세계 대표를 공동위원장으로 롯데정보통신·신세계I&C·한국IBM·대한상의·현대백화점 등이 주도해 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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