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반도체 및 LCD 장비업체 동경엘렉트론(TEL)코리아 직원들이 표정관리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300억엔(한화 3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TEL이 본사와 해외지사를 대상으로 오는 7월까지 1000명을 감원키로 했으나 한국지사만 유독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에 이어 세계 반도체 장비업계 2위 업체인 TEL은 지난 2년간의 극심한 반도체 경기 불황 여파로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평생고용 원칙을 지켜온 일본 업체가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사실 자체만도 핫이슈로 보고 있다. 그만큼 불황의 골이 깊다는 방증인 셈이다.
하지만 TEL은 1000명이라 대규모 감원에도 실적이 매우 우수하다는 이유로 한국지사만 대상에서 제외했다.
실제 TEL코리아는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12라인을 비롯, 삼성과 LG의 LCD 5세대 라인에 들어가는 장비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5400억원에 달하는 장비 판매실적을 올렸다. 순이익도 8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보였다.
TEL코리아는 삼성과 LG의 LCD 라인 증설이 잇따르면서 올해에도 이같은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덕택에 감원 회오리에서 비켜선 한국지사 직원들은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다. 더구나 지난 2년간 중단됐던 보너스(180∼250%)의 일부(50%)가 이달초에 다시 지급되면서 ‘빈곤속 풍요’를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현 상황을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매출신장과 순이익을 남겼지만 본사와 다른 지사들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실적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감원 칼바람도 피하고 보너스까지 받아 회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면서도 “보너스를 예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주는 등 유탄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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