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비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LCD 패널 수급불안 현상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특히 하반기 LCD 패널 수급상황을 두고 전문가마다 서로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내 모니터업체들은 하반기 정책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전히 불안한 LCD 패널 수급=중견 모니터기업인 I사는 올해 들어 15인치 LCD 패널의 경우 원하는 수량의 60∼70%만 공급받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LCD 패널 부족으로 15인치 LCD모니터의 경우 주요 바이어들을 상대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상황이 나아진 17인치 제품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있지만 바이어들이 여전히 15인치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구매력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에 비해 상황이 조금 나을 뿐 원하는 수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5월까지 패널 주문량의 90% 정도를 받았으나 이달들어서는 80% 수준으로 떨어졌다. LG전자 역시 15인치 패널은 필요량의 70∼80%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2분기가 전통적인 모니터 비수기지만 수요의 상당부분이 LCD모니터로 전환되면서 패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수급불안 현상이 발생했던 17인치 제품의 경우는 대만 업체들과 LG필립스LCD 등의 패널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수급불안 현상이 거의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엇갈리는 패널 수급전망=최근 개최된 KDC2003서머에서 제일투자증권의 박현 애널리스트는 “2분기 패널 재고증가와 수요약화로 3분기에는 가격하락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트렌드는 대만 업체들이 5세대 라인 가동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서치측도 3분기 중대형 패널 가격은 2%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SRI는 연말엔 패널 가격이 올해 초보다 30% 가까이 인하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패널업체들의 주장은 다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3분기에 패널 생산량이 늘어나는 곳은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2개 업체 정도며 대만 업체들의 5세대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내년 2분기까지는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패널 수급불안은 하반기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니터업체 한 관계자는 “LCD 패널 수급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향후 재고운영·가격책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보다 정확한 정보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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