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의 현장을 가다](7)신안SNP

 얼마 전까지 요란한 기계음과 굴뚝연기로 대변되던 전통산업 중심의 지방공단이었던 성서산업단지가 깔끔한 회사 건물과 새공장을 짓는 인부들의 분주함과 어우러져 신흥 첨단산업단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지난주 초 찾은 신안SNP(대표 안경철)은 이처럼 대구 경제의 심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성서산업단지내 첨단산업단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평판디스플레이(FPD) 연마유리를 생산하는 연마분야의 토털솔루션 회사다.

 성서첨단산업단지에는 신안SNP뿐만 아니라 메트로닉스·컴텍스·아진에스텍 등 반도체 및 FPD용 소재와 장비를 생산하는 첨단기업 12개가 모여있다.

 “대부분 첨단업종인데다 12개 업체의 사장들이 30∼40대이기 때문에 생각도 비슷합니다. 성서첨단산업단지발전협의회도 12명의 사장들이 친목도모와 함께 나아가 기술개발과 마케팅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노력중입니다.”

 안 사장은 회사 소개에 앞서 12개 업체 사장들의 모임인 성서첨단산업단지발전협의회의 취지를 자랑스레 설명한다.

 신안SNP는 휴대폰·PDA·노트북·디지털카메라 등에 주로 사용되는 보급형(STN) 및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PDP, FED 등 각종 FPD 연마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이 기술들은 연마 유리기판(SPG:Super Polished Glass) 개발과 글라스 웨이퍼, 블랭크 마스크, 연마소모품, 연마장비 등의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기술.

 평판연마사업장의 청정실(클린룸)에서는 18대의 FPD용 단면연마기(one side polishing)와 4대의 양면연마기(double side polishing)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생산라인 한켠에서는 차세대 FPD시장 개화에 대비한 유기EL 연마기의 시운전이 한창이다.

 FPD 1팀의 이관희 생산차장은 “STN용 연마유리의 주문이 밀리면서 24시간 풀가동중이어서 100억원 규모의 기존라인에 34억원을 추가 투자해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사 건물 3층에 위치한 FPD연구소에서는 STN용 연마유리의 개발 및 양산 분야의 전문 기술자인 김홍선 부사장을 비롯해 9명의 핵심 브레인이 포진, 유리기판의 무게를 줄이는 연마기술 개발작업이 한창이다.

 FPD연구소를 총괄하는 김 부사장은 “지금은 노트북과 PDA 등 정보기기의 액정이 차지하는 무게의 비중이 큰편인데 우리 연구소에서는 유리기판을 붙인 상태에서 바깥면을 또 한번 연마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신안SNP는 지난해 말 산자부의 차세대 FPD용 슈퍼연마유리기판 개발 사업과제를 통해 차세대 FDP로 각광받는 유기EL기판인 산화주석인듐(ITO) 표면연마기판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안 사장은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30% 이상 신장한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210억원의 매출이 무난하다”며 “우리기술은 일본의 기술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 세계적 기술”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인터뷰: 안경철 사장

 “앞으로 2005년이면 국내 연마유리(SPG)시장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회사는 이 가운데 10% 이상 잠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목표는 연마기술뿐만 아니라 장비 및 소모품 개발 기술까지 종합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안경철 신안SNP 사장은 “아무리 좋은 연마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장비를 수입해 온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원초적인 기술을 가지려면 기술과 장비, 소모품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자부 과제로 개발한 유기EL과 관련 안 사장은 “유기EL의 표면처리 기술은 이미 개발됐고, 현재 메탈코팅 기술을 개발중이라며 앞으로 유기EL시장이 열리기만 하면 곧바로 스위치 온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FPD의 차세대 제품인 TFT용 연마유리와 관련, 해외 기업과 합작해 성서 4차 산업단지에 5000평 규모의 합작회사를 세우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아직 유리 원재료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안 사장은 “우선 중간가공 공정이라도 국내 순수 기술로 대체해야 한다”며 “앞으로 FPD시장에서 완전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소재개발에 정부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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