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문서이용촉진법·전자거래기본법, 부처 협의 안돼 제·개정 난항

　산업자원부가 전자거래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전자문서 이용촉진을 위한 상법 등의 정비에 관한 법(이하 전자문서이용촉진법)’ 및 전자거래기본법의 제·개정이 부처간 협의라는 난관에 부닥쳐 진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두 법은 대부분의 정부 부처에 걸쳐 있는 ‘일괄정비법’의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산자부는 건설교통부·재정경제부 등 14개 부처와 공정거래위원회·부패방지위원회 등 2개 위원회와 협의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산자부는 지난 12일 관련 부처 및 위원회에 지난주까지 제·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24일까지 단 한 곳도 제·개정안에 대해 답변을 주지 않았다. 산자부는 급히 각 기관에 이달 말까지는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추가 요청을 했지만 이 또한 몇개의 기관들이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산자부 한 관계자는 “부처간 협의라는 것이 검토와 결제 등 까다로운 절차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리겠지만 이 같은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두 법의 제·개정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또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답변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식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관가의 일반적 견해다. 다른 부처의 한 관계자는 “법 제·개정 과정에서 부처간 협의는 그 비중에 비해 장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특히 여러 부처가 걸쳐 있을수록 그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법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무회의 안건 상정에 큰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산자부는 당초 27일 두 법의 제·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려 했으나 다른 안건에 밀려 이르면 다음달 3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각 부처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처럼 지연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며 “국무회의와 별도로 각 부처 담당자들과의 자리를 갖고 설득하는 등 앞으로 부처간의 협의를 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산자부의 의뢰에 따라 24일 관보에 두 법 제·개정에 대해 입법예고를 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