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당시 국내 CRT(Cathode Ray Tube) 디스플레이 업계는 도시바나 히타치 등 3개 회사에 매출액의 2% 이상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한 LG필립스디스플레이 한수덕 상무(50)는 “당시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의 CRT분과위원장을 맡았었던 만큼 미국의 전기·방송회사 RCA와의 특허분쟁은 마치 나에게 떨어진 특명과도 같았다”고 회고했다.
한 상무는 소극적인 특허활동으로는 로열티 절감이 힘들다고 판단, 국내 처음으로 RCA를 대상으로 특허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법정에서 승소함으로써 500억여원의 로열티를 절감, 국내 CRT사업에 큰 보탬이 됐으며 이는 국내 CRT 디스플레이 업계의 특허 대응력을 한차원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 상무의 이같은 적극적인 특허 대응은 또 LG필립스 디스플레이가 RCA와 도시바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도록 했으며 히타치를 비롯한 다수의 일본 CRT업체가 사업을 철수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 상무는의 노력은 이와 함께 플래트론 등 독자적인 신기술 개발과 특허권 확보 등으로 이어져 최근 5년 동안 특허 및 노하우 기술 계약으로 1000억여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한 상무는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특허를 잘못 출원하면 권리가 약해지거나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와 특허인재 육성 등 특허부문에 투자를 해야 세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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