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보화가 성숙단계에 들어서면 이제는 정보화된 기업간 업무연동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단순한 납품과정의 편의 차원에서 진행되던 모기업과 협력업체의 업무연동이 최근에는 도면, 생산, 물류, 대금결제, 보증기관과의 연계 등으로 확대되면서 업종도 제조·유통·물류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사실 기업간 B2B는 모기업과 협력업체를 연결하는 모델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니즈와 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협업 개념의 이들 연동움직임은 향후 독립된 기업간 B2B 기반을 조성하는 토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협업 모델의 다양화=기업간 업무연동 모델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모델은 제조업에서 주로 채택하는 수·발주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모기업의 공급망관리(SCM)와 연계되는 형태다. 수·발주, 생산, 품질정보의 공유뿐 아니라 특히 설계도면의 협업까지 이루어져 모기업과 협력업체간의 모든 업무를 인터넷 상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모델은 대우정밀·만도·세일중공업 등에 채택되고 있다. 또 다른 모델은 e마켓플레이스 기반의 협업화로 모기업의 생산제품을 협력업체가 구매입찰, 판매예측, 금융기관과 연계된 보증 및 결제 등을 통하여 공급망을 구성하는 것으로 INI스틸·삼보판지·롯데쇼핑·문화유통북스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 또 하나의 모델은 한진해운·해륙해운항공 등과 포워더·화주들과의 선적, 화물추적, 수출입신고, 운임정산 등의 업무를 협업하는 물류 중심의 협업화다. 이와 함께 고객관계관리(CRM), 온라인구매조달, 전자표준문서 적용, B2B 적용 등 다양한 업종에서 모기업과 협력회사간 협업을 통해 공급망을 구성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
◇산자부 협업적 IT화사업 신청현황=산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협업적 IT화 사업에는 지난해 대우정밀·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16개사, 삼보판지·한샘 등 중견기업 13개사를 포함해 대·중소기업 348개사가 참여했다. 올해에는 삼성전자·LG전자·HSD엔진·두원중공업 등 대중견기업 12개사가 약 300개 중소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사업에 참여한다. 이 사업의 주관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은 협업화를 추진하는 모기업에 대한 올해 사업의 승인이 이르면 5월 중 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과제=경기침체로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어 기업간 업무 연동사업의 빠른 추진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필요성과 효과에는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이 공감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매칭펀드 형태로 지원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으나 예산부족으로 아직은 매우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자금여력 부족으로, 대기업은 경제환경 불안 등의 이유로 정보화 추진 계획을 미루고 있다. 따라서 보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기업간 업무 연동모델의 개발과 눈에 띄는 성공사례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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