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POS단말기 `효자`로 부상

 300만원대 이하의 저가 POS단말기가 시장의 주력 모델로 떠올랐다.

 29일 유통정보센터 및 POS단말기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에서 주로 설치했던 고가 모델은 올들어 판매가 주춤한 반면 슈퍼마켓 등 중소 유통점에 필요한 저가 모델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형 모델은 현재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을 중심으로 90% 이상의 설치비율을 보이는 반면 중소형 유통점은 아직 보급률이 20%에도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저가 모델은 프랜차이즈·음식점 등 소자본 창업이 급증하고 시스템 설치를 꺼렸던 중소형 유통 점포가 대형 할인점에 대응하기 위해 POS단말기 도입을 서두르면서 수요 급증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예상 성장치=업계에서는 올해 중소형 POS단말기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한 2만7000대 정도로 낙관하고 있다. 전체 시장 증가율인 10∼15%보다 높은 수치다.

 유통정보센터 측은 지난 99년 이후 POS단말기 시장이 매년 10∼14% 증가해 2001년 기준으로 8만8000대 정도가 보급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우희 희테크 사장은 “기존 유통 점포와 외식·전문점의 POS 수요가 크게 늘면서 POS단말기 주력 군이 고가형에서 중소형 점포용 저가형으로 급속하게 옮겨가고 있다”며 “공급업체도 이를 겨냥해 중소형 유통점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올해 어느 분야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움직임=그동안 저가모델 시장은 국내와 대만업체가 주도했다. 벨크리텍·아이티웰·에임텍 등이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왔다.

 하지만 저가형 시장이 신규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다국적 업체의 공략도 가속화되고 있다. 고가 모델에 주력해온 한국IBM은 이달 중순 시스네트를 통해 한국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제품을 선보이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NEC도 희테크와 제휴해 지난해 중소형 전문점을 중심으로 100여대를 보급한 데 이어 올해는 500대까지 목표수를 늘려 잡았다.

 ◇걸림돌은 없나=저가모델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완연한 시장 개화를 위해서는 몇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형 유통점은 POS단말기 도입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투명한 거래에 따른 세금의 추가부담을 우려해 이를 꺼려왔다. 또 신용카드 사용 수수료를 매장에 모두 전가하는 불합리한 규정 역시 POS단말기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다.

 시스네트 양동권 이사는 “정부의 유통 정보화 인프라의 보급의지와 함께 초기 설치비를 경감할 수 있는 정책자금 지원 확대, 조세감면, 신용카드 정책 조정 등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