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가 내실 위주로 기업정보화정책을 펴기로 한 것은 그간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업정보화가 개인과 정부의 정보화에 비해 여전히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가 지난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8%가 기업 내부 정보화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정보화가 단순한 전산화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개인과 정부부처와 달리 기업간 정보격차는 국가경제에도 그대로 악영향을 미친다. 이때문에 이번 정통부의 정책선회는 때늦은 감은 있으나 정상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보화정책이 앞으로 기업정보화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통부의 새 기업정보화 정책방향은 현장밀착과 자발성으로 요약된다. 대표적인 중소기업정보화정책인 소기업네트워크사업만 해도 대상기업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대신 소기업형 IT통합서비스 및 비즈니스모델 개발보급에 주력키로 했다.
소기업엔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IT기업에는 새로운 정보화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스스로 정보화를 추진하기 힘든 기업에 대한 정보제공도 강화됐다. 정통부는 기업들이 사이버상으로 정보화수준을 진단하고 정보화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콘텐츠 및 지원툴인 ‘셀프(SELF)’를 개발키로 하고 다음달중 개발업체를 선정해 10월까지 개발해 보급키로 했다.
기업정보화 인력도 대거 양성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20억원을 들여 올해 60개 실업계 고교와 전문대학의 학생 2400명, 교사 90명을 대상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활용교육을 실시하고 중소 SI업체 직원과 미취업 고학력자를 IT전문 컨설턴트로 양성하는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이밖에 민간기업의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75억원을 들여 다기업간상품제조 및 거래(CPC)기술과 모바일 웹응용 서버기술을 내년까지 개발해 보급키로 했으며 11억원을 투입해 ebXML, 협업거래 등과 웹기반의 e비즈니스서비스와 워크플로 적용 지침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기업정보화 수준평가도 더욱 강화된다. 정통부는 올해 600개 기업(지난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정보화 수준 진단과 평가를 실시해 업종별, 규모별 정보화 수준을 점검하고 향후 기업정보화 정책수립에 활용키로 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기업을 선정해 대통령상도 수여할 예정이며 사례집도 발간해 보급키로 했다.
새로운 기업정보화 정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정보화를 신용도와 연계시키는 것과 정보화 시간표를 짜는 것이다. 정통부는 신용평가기관과 기업정보화 관련 단체와 공동으로 40개 상장기업의 정보화 수준과 신용도 평가간의 상호 연관관계를 연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정통부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정보화 수준을 신용평가 항목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정보화 투자를 확대하는 데 있어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별 로드맵도 새로 짠다. 제조, 건설, 의료, 농수산 등 산업별로 정보화 격차가 크고 전반적으로 전자상거래의 도입비율이 낮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산업별로 2007년까지의 목표수준을 정하고 중점 추진과제를 발굴해 지원하는 민간정보화로드맵을 수립키로 했다.
이를 위한 전담위원회를 설치해 상반기중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연말까지 공청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의견을 수립해 기업정보화 종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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