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대리점들이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이후 제조사들로부터의 단말기 공급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주 LG전자가 단말기 납품재개를 선언했지만 재개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 데다 닙품량의 다수를 차지하는 삼성 등 다른 제조사들의 공급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1500여 SK텔레콤 대리점들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보조금 정책 때문에 지난해말 이후 매출이 급감한 데 이어 SK텔레콤의 단말기 공급을 맡고 있는 SK글로벌로부터 제품을 제때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리점들은 이달들어 최신 단말기를 거의 공급받지 못해 신규가입자 모집, 기기변경, 보상판매 등의 영업활동에 손이 묶여 있는 실정이다.
SK글로벌의 단말기 공급중단은 삼성전자 등 주요 단말기제조업체들이 대금 결제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할 때까지 SK글로벌측에 납품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지난 25일 LG전자가 납품을 개시해 타 제조사와의 협상도 조기에 타결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주까지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단말기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1∼2주 소요될 것으로 보여 대리점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K글로벌은 현재 기존 재고 단말기 위주로 공급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신형 제품 공급은 이달들어서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일선 대리점들은 임시방편으로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내놓은 단말기를 직접 구매,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제조사들이 자사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는 모델 비중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들 모델은 SK글로벌에서 공급하는 단말기보다 결제 방식이 복잡해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대리점들은 대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테크노마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사장은 “수요침체 속에서도 단말기 교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드문드문 매장을 방문하고 있으나 구형 단말기밖에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대다수 대리점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우려가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대리점 업계는 지난해말 신규 가입자 모집 정지사태나 이번 단말기 공급 중단 등으로 대리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대리점 손실 보전을 위한 본사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주 LG전자가 납품을 재개한 만큼 조만간 대리점 단말기 공급도 정상화될 것”이라면서도 “SK사태 이후 SK텔레콤의 영업도 크게 위축돼 있는 만큼 별도의 대리점 피해 보상대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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