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X박스 `동심 잡기` 대격돌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플레이스테이션(PS)2 진영과 X박스 진영의 2라운드가 시작됐다. 5월 게임시장은 방학과 크리스마스 특수시장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양 진영은 어린이날 전후로 대형 이벤트를 마련하는가 하면 저렴한 가격에 실속있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는 등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 전후로 전개된 PS2와 X박스의 대결 1라운드는 일단 PS2진영의 압도적인 우세로 끝났다. 1년 정도 먼저 국내시장에 진출한 PS2측은 100여종이 넘는 풍부한 타이틀과 그동안 갈고 닦아놓은 타이틀 한글화 노하우로 X박스 진영을 압박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X박스는 화려한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 등 우수한 게임기 성능에도 불구하고 해외 다른지역과 마찬가지로 ‘예상대로’ 고전중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비한글화 타이틀, X박스 라이브 도입 지연 등의 이유로 게이머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그러기에 PS2는 더 멀리 달아나고 X박스는 더 바싹 추격하는 것이 양진영이 이번 경쟁 2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다.

　PS2와 X박스의 경쟁은 대형 비디오게임기 체험관에서 먼저 불붙고 있다. PS2를 유통하는 SCEK는 국내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PS2 체험관을 마련한데 이어 최근에는 부산에도 제2 체험관을 오픈해 가족, 친구 단위의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에 X박스 국내 총판업체인 세중게임박스도 25일 코엑스몰에 실평수 700평이 넘는 대규모 체험관 ‘세중게임월드’를 개관해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다 두 비디오 체험관에서는 5월 PS2와 X박스 진영이 준비한 이벤트도 풍성하게 열릴 계획이다. SCEK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과 부산의 PS2 체험관을 찾는 고객들에게 공·풍선 등의 소품을 나눠주는 한편, 가족대항 미니게임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세중게임박스도 세중게임월드에서 임요환이 소속된 오리온팀과 조용호가 소속된 소울팀이 X박스 타이틀 ‘DOA3’의 실력을 겨루는 ‘프로게이머 이벤트’를 5월 내내 개최할 계정이다.

　5월 어린이와 가족 단위의 고객을 겨냥해 양사에서 내놓은 스페셜 패키지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SCEK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DVD 3종(스튜어트리틀·벅스라이프·토이스토리)과 DVD 리모컨을 PS2와 묶은 DVD 스페셜 패키지를 29만9000원에 내놓을 계획이다. 성인을 타깃으로 한 DVD 스페셜 패키지 상품(맨인블랙2·스파이더맨·버티칼리미트)도 같이 출시할 예정이다. 세중게임박스도 4월 세가 게임 번들 패키지를 낸 데 이어 X박스 인기 타이틀인 ‘DOA3’를 게임기와 함께 묶은 번들 패키지(29만4900원)도 5월 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게임 타이틀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SCEK는 ‘테일즈오브데스티니2’ ‘레츠브라보뮤직’ ‘슬라이쿠퍼’ 등 전체 이용가와 12세 이용가 등급을 받은 가족 게임들에 대한 마케팅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세중게임박스도 인포그램을 통해 어린이용 타이틀 ‘룬즈’ ‘타즈원티드’ ‘재퍼’ 등을 한꺼번에 출시하는 한편,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대전게임 ‘DOA3’ 인기몰이 재점화에도 나서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다시 불붙고 있는 PS2와 X박스의 경쟁 덕에 게임 유저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됐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