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에 부사장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과거 개발이나 영업 등 일부 부서를 관장하던 한계에서 벗어나 회사 전체의 정책을 사장과 함께 논의하고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수평적 실세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보안업계가 작년에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올해들어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내수시장 이외에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내수나 해외 가운데 하나의 시장을 부사장이 전적으로 맡는 것이다.
김철수 안철수연구소 부사장은 보안업계 실세 부사장의 원조다. 18년 동안 한국IBM에서 근무하다가 브로드비전코리아 대표를 거쳐 작년 1월 안철수연구소에 영입된 김 부사장은 현재 개발을 제외한 국내외 사업을 모두 관장하고 있다. 유명세 때문에 업무에 한계를 갖는 안철수 사장을 대신해 글로벌 보안업체로 거듭난다는 안철수연구소의 비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현철 소프트포럼 부사장은 최근 연구소장에서 국내사업총괄로 역할이 변했다. 최근 안창준 사장이 해외사업에 주력하면서 개발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에 관한 모든 업무를 정 부사장이 맡게 됐다. 계속 개발부문에만 있었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주간 영업회의를 영업팀 전체 직원과 함께 하는 등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혜연 시큐어소프트 부사장도 개발에서 국내사업총괄로 업무가 확대됐다. 지난 2000년 시큐어소프트에 들어온 후 주로 개발 및 컨설팅 부서를 이끌다가 김홍선 사장이 일본시장에 사활을 걸겠다고 선언한 후 국내사업을 맡게 됐다. 국내사업을 맡으면서 월별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직의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김형민 이노크래프트 부사장이나 문진일 마크로테크놀러지 부사장도 사장의 역할을 분담해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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