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포스코에 안가도 됩니까.”
지난 2002년 7월, 포스코에 20년여 동안 자재를 납품해온 범우화학공업의 나익활씨가 포스코의 구매담당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포스코가 2001년 7월부터 전자구매(e프로큐어먼트)를 위한 공급망관리(SCM)시스템을 도입한 지 1년여만에 ‘이제 포스코를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구매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며 관련 행정서류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공표했기 때문.
이같은 포스코의 SCM 프로세스는 올들어 3000개를 넘어선 스틸앤닷컴(전자구매사이트)의 국내외 등록사로 확대적용되고 있다. 국내외 원료·용역·협력·설비공급·운송회사들과 포스코의 업무 프로세스를 직결시켜 온라인 소싱(sourcing), 비딩(bidding), 트랜잭션(transaction)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 시대가 열렸다.
국내 초대형 제조기업들이 전세계 공급부문 협력사들과 판매·생산·공정·출하·물류 등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공유하면서 최적의 SCM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i2테크놀로지, EXE테크놀로지, 매뉴지스틱스 등 SCM 전문업체를 비롯해 오라클, IBM, SAP 등 유명 정보기술(IT)기업들이 국내 제조기업들의 SCM 고도화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SCM의 고도화는 공급자관계관리(SRM)·제품주기관리(PLM)·성과측정지표(BSC)·능률원가측정(ABC)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및 기업포털(EP)작업에 연계함으로써 협력사들과의 총체적인 협업체계를 구현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 저변에는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 초대형 서버, 전사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이 자리잡는다.
실제 포스코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비용절감 △가격최적화 △생산합리화 △수익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i2테크놀로지코리아의 권영진 이사는 “포스코가 지난해 초부터 SRM 프로젝트를 진행해 최근 12초만에 6500만건의 공급망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포스코를 대표적인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 추진사례로 손꼽았다.
LG전자도 디지털디스플레이&미디어,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정보통신 등 3개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 진출한 72개 해외법인에 대한 물류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경남 창원공장의 백색가전물류센터에 EXE테크놀로지의 물류정보시스템인 ‘엑시드(EXceed)’를 처음 도입한 이래로 지난해부터 멕시코, 텍사스, 뉴저지, 호주, 파나마 등의 물류센터로 확장중이다. 또한 오는 12월까지 한국마케팅본부 산하의 20개 국내물류센터에 ‘엑시드 WMS(창고관리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해외와 국내를 연계하는 물류통합을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LG전자는 1800여개에 달하는 국내외 전자구매 협력사들과의 협업을 구현하기 위해 B2B통합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주목된다.
LG전자의 SCM 고도화작업을 진행중인 LG CNS 글로벌로지스틱스그룹의 송건섭 부장은 “향후 LG전자의 글로벌 물류표준화를 위해 최신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지원받음으로써 고객 및 협력업체와의 협업을 수행하는 공급네트워크의 최적화를 이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삼성SDS·한국IBM·i2테크놀로지코리아 컨소시엄을 글로벌 SRM 프로젝트를 수행할 사업자로 선정, 3000여개에 달하는 전세계 온라인 구매협력업체들과 구축한 기존 SCM 프로세스(글로넷)를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오는 2008년까지 연산 500만대시대를 열기 위해 남미·동남아·유럽·중동 등에 순차적으로 공장을 설립하되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미국 앨라바마공장의 ERP, SCM시스템을 글로벌 네트워크화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등 국내 초대형 제조기업들의 SCM 고도화 작업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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