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구축방법 놓고 `입씨름`

“콜센터를 올(All) IP로 구축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일반전화에 비해 4∼5배 가량 트래픽이 많기 때문이다. IP는 대량 트래픽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어바이어코리아)

 “IP기반으로 가는 것은 대세다. 어바이어에서 혼합형을 주장하는 것은 어바이어의 주력인 음성교환기 시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시스코코리아)

 삼성생명이 완전 IP기반으로 800석 규모의 콜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이후 IP콜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어바이어코리아와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가 각각 다른 접근법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어바이어는 IP콜센터에 대해 단계적인 접근법을, 삼성생명에 IP콜센터 솔루션을 공급한 시스코는 완전 대체를 주장하고 있다.

 기존 콜센터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어바이어에 대해 지난해말부터 시스코가 IP콜센터 솔루션으로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어서 어떤 업체의 마케팅 전략이 시장에서 적중하느냐에 따라 콜센터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어바이어코리아는 IP전화가 기술적인 진보를 이루기는 했지만 대량 음성 트래픽을 다루는 것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단계적인 접근론을 펴고 있다. 어바이어 관계자는 “고객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가령 3000석의 콜센터를 구축한다면 2000석은 IP로, 1000석은 일반 전화망으로 구축해서 백업을 만들어놓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때 몇 초 정도 지연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전화통화시 음성이 끊기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것처럼 음성은 데이터와 달리 실시간 연속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통화품질이나 안정성이 생명인 콜센터를 완전 IP전화 기반으로만 구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스코코리아는 IP전화 기반으로만 콜센터를 구축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스코 관계자는 “IP로 가는 것은 어바이어 역시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주력인 음성교환기 때문에 어바이어의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생명뿐 아니라 다른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 등 대형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서도 완전 IP전화 기반 콜센터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어바이어가 혼합형을 주장하는 것은 음성교환기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자사의 생존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시스템 구축을 끝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삼성생명 IP콜센터의 성공 여부가 두 회사의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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