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조회 시장 `M&A태풍` 다시 돌아

 10여 사업자가 난립하고 있는 신용카드조회(VAN) 시장에 또 다시 인수합병(M&A)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신용카드 VAN 업계의 M&A는 시장의 포화와 업체간 과당경쟁 속에 오래전부터 거론돼왔으나 최근에는 매물가격까지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업계를 주도해온 A와 B사 외에 2, 3개 군소사업자들이 M&A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사업자간 M&A설은 A사의 경우 매각대금이 250억원이라는 등 구체적인 매물가격까지 거론되고 있다. 신용카드 VAN업계가 이처럼 M&A설에 휘말리게 된 것은 과열영업에 따른 재무구조의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M&A설 배경에는 수년전부터 지속된 단말기 무상 공급과 가맹점 리베이트 등 과다한 영업비용 부담외에도 최근 신용카드 시장의 급격한 침체와 맞물려 업계 전반을 점차 옥죄고 있다. 이에따라 매각 대상으로 오르고 있는 선두급 A사의 경우 전국 대리점에 지급해왔던 영업비용을 중단하거나, 한두달이상 늦추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그동안 계열사를 방만하게 늘려와 지급보증 등 재무적인 부담이 컸던데다, 지난해에는 250억원을 투입해 전산백업센터를 구축, 재무구조가 더욱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12억원에 불과했던 손실규모가 지난해에는 210억원대로 늘기도 했다.

 매각 대상에 오르는 또다른 선두기업인 B사는 지난해 하반기 다단계 판매업자들의 거액 부정사기에 휘말려 1500억원 가량의 매출전표 부도를 겪은 뒤, 아직까지 일부 금액만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로부터 건당 100∼200원 가량의 VAN 수수료 수입이 지급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B사의 경우 주요 가맹점 대부분이 리베이트 부담이 큰 대형 유통점이어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수료 수입의 상당부분을 유통점에 다시 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군소 업체인 C사는 물론, 최근에는 심지어 경쟁사인 B사마저 인수해달라고 청해왔다”면서 “사업권을 그대로 넘길테니 매출의 일정 부분만 지속적으로 나눠달라는 제안이었다”고 전했다.

 관련업계는 A사와 B사가 주도하던 신용카드 VAN 시장은 M&A가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시장 재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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