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세빗 개막 기조연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1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빗 전시회 개막 기조연설에서 “전세계 정보커뮤니케이션테크놀로지(ICT)가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디지털 컨버전스(융합)를 통해 미래를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최근 50년 동안 라디오·TV, 메인프레임, PC, 모바일폰 등 새로운 제품들이 ICT 산업을 이끌며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지금은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만한 ‘킬러’ 제품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디지털 컨버전스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기 전시회인 세빗에서 한국의 CEO가 개막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윤 부회장 기조연설의 주요 내용.

 ◇디바이스 컨버전스=여러 가지 디바이스를 하나로 통합한 디바이스를 유무선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처음으로 모바일 제품용으로 선보인 ‘시스템 인 패키지’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새로운 칩은 모바일 CPU, NAND 플래시메모리, SD램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았다. 또 오디오와 비디오 기능을 향상시킨 모바일 SIP도 디지털 컨버전스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캠코더를 결합한 삼성의 ‘듀오캠’도 컨버전스의 좋은 예다. 홈네트워크도 여기에 포함된다.

 ◇네트워크 컨버전스=유무선 브로드밴드, 인터랙티브 및 멀티채널방송, 인터넷 기반의 커뮤니케이션과 방송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오는 2005년까지 많은 나라들의 브로드밴드 보급률이 25%를 넘어설 것이다. 브로드밴드는 대중 마켓으로 자리잡고 방송은 통신을 경유하게 된다. 디지털 방송은 무선과 위성, 케이블 네트워크를 통한 멀티 채널, 인터랙티브 서비스를 제공한다. 브로드밴드 서비스가 보급될 수록 다양한 디바이스간 경계는 사라지고 이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는 발전하게 될 것이다.

 ◇서비스 컨버전스=미디어는 최근 제공되는 형태에 따라 카테고리화되고 있다. 신문은 TV로부터 분리되고 사용자들의 접속 형태도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미디어는 배타적인 밸류 체인을 만들고 사람들은 어렵고 다양한 미디어를 구독해야만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디어와 밸류 체인이 통합돼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동시에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서비스 컨버전스는 결국 비즈니스와 돈버는 방법을 크게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디지털 컨버전스의 미래상=우리는 이제 디지털 컨버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디지털 컨버전스의 진화는 유비쿼터스로 연결될 것이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간 단절이 없는 무료의 네트워크 소사이어티를 개발해야 한다. 또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모든 디바이스도 무료로 사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유무선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와 저렴한 접속료는 사용자들을 시간의 장애가 없는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하노버(독일)=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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