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이 이뤄지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활용의 신기원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핵심부품인 초전도 자석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초전도자석팀(팀장 김기만).
이곳에서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 3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챔버(용기)에 담아내는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챔버에 가둘 수만 있다면 차세대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닷물을 원료로 한 청정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전도자석팀이 초전도 자석을 개발하려는 이유도 바로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둘 이 챔버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핵융합을 위한 핵심기술이 바로 챔버 제작기술에 달려 있다.
초전도자석팀은 기계적인 형태의 용기로는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둘 수 없기 때문에 자장을 이용하는 토카막 장치에다 도넛 형태의 코일을 감는 두 방향(TF 및 PF)으로 전류를 흘려 플라즈마를 생성·구속·제어하는 방식으로 챔버를 만들고 있다.
“초고온을 발생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코일 제작에 일반화된 상전도 도체를 이용할 경우 자석에서의 저항 손실이 핵융합 발전설비가 생산할 수 있는 발전량보다 오히려 많아 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초전도자석팀을 이끌고 있는 김 팀장의 말이다.
이에 따라 초전도자석팀은 핵융합의 상용화까지 염두에 둔, 전력손실이 거의 없는 초전도 자석을 재료로 이용하고 있다.
기초연을 주축으로 개발하고 있는 핵융합로 제작 프로젝트인 ‘KSTAR’에 필요한 초전도 자석에는 모두 30개의 대형 코일이 들어간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높이가 4.2m, 지름 8m 정도의 원형 코일이 이용된다. 이 코일로 만든 초전도 자석의 무게만도 100톤에 이르며 초전도 자석을 보호하기 위한 초전도 자석 구조물은 150톤이다. 절대온도 4.5K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운전하게 될 초전도 자석 계통의 총무게는 이에 따라 모두 250톤이나 나가는 셈으로 웬만한 대형트럭 10대가 넘는 중량이다.
이 팀은 현재 펄스운전에 따른 교류손실을 줄이기 위해 손실이 적은 초전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저온용기의 지름 6m 인 거대초전도시험설비에서 시험을 하고 있다.
코일 한 개의 시험에만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 연구팀은 30개 가운데 2∼3개만 선별해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형저온용 기계통·극저온냉각계통·진공계통·진단제어계통·전원장치계통으로 구성돼 있는 초전도시험설비는 규모나 성능 면에서 일본 원자력연구소, 독일의 토스카와 대등한 수준에 있습니다.”
김 팀장은 “외부 자장발생용 초전도 계통이 완성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가 될 것”이라며 “이 설비가 향후 국내 초전도기술 수준의 도약은 물론 국내 초전도산업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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