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할인점은 시스템산업

◆롯데마트 사업본부장 강성득 sdkang34@hanmail.net

 

 할인점은 브랜드 단위의 관리가 아닌 단품의 관리이고, 3만여개가 넘는 품목을 셀프서비스로 판매한다는 점에서 볼 때 상품의 발주, 재고 관리 등 전반적인 운영시스템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할인점을 흔히 ‘시스템산업’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IT 수준이 일정 궤도로 오르기 전까지는 하나의 유통업체가 운영할 수 있는 점포의 수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모를 정도로 IT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구축이 위력을 발휘하는 상태다. 세계 최고의 유통기업으로 평가받는 월마트가 물류시스템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고 세계적인 유통기업의 대부분은 앞선 물류시스템 구축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해 할인점업계 역시 물류시스템의 경쟁력이 곧바로 저비용 고효율화를 통한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앞다퉈 시스템 개발 및 업그레이드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S할인점이 공급망관리(SCM) 전담팀을 발족하고 협력업체와 시스템 공유를 통해 운영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본사의 글로벌 물류시스템인 ‘글로벌 코어 패키지 프로그램’을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할인점 역시 유통 경쟁력은 물류에 있다고 보고 일찌감치 물류센터의 IT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E할인점 물류센터의 경우 전국 점포망에 1일 2회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점포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 적정량의 상품을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후발업체로서 그동안 신규점포 개장에 주력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2년여에 걸쳐 200억원의 돈을 투자해 새로운 MD시스템을 개발, 올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국내시장에서 세계적인 유통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물류시스템에 대한 투자와 개발 없이는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나 저비용 구조 확립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32개의 점포망에 1일 구매고객 20만명, 마일리지 회원 240만명, 협력업체 1800여개사, 3만개의 상품구색력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관리하기 시작했고 롯데마트 내부관리는 물론, 웹바코드 도입, 사전납품고지(ASN), 전자세금계산서(e-tax), 펌뱅킹(firm banking) 등을 통해 협력업체와 효율적인 관계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할인점들의 물류센터 역시 갈수록 첨단화, 대형화되는 모습이다. S업체가 지난달 1만5000평 규모의 목천 물류센터를 오픈했고 E할인점도 조만간 경기도 시화에 첨단시설의 제4물류센타를 오픈해 점포별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국내 할인점업계의 물류시스템 구축 경쟁은 내외부 관리시스템과 물류센터의 첨단화·대형화에서 더 나아가 고객과 협력업체까지 하나로 묶는 통합 패키지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지식관리시스템과 SCM, 고객관계관리(CRM), e마켓플레이스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최근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부진으로 유통업계 전체가 매출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비용절감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은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가 됐다. 효율적인 물류시스템 구축은 곧바로 비용절감의 기초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시장이 이미 다국적 유통기업의 경쟁무대가 된 상황에서 신유통의 대표주자로, 또는 가장 유망한 유통업이라는 낙관적인 인식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뻗어나가 글로벌 경쟁시대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도 바로 최고의 물류시스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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