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통합서비스의 등장으로 현재의 역무 구분에 따른 통신제도와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통신 규제의 기본 틀이 되는 역무 구분이 음성과 데이터,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 등 세부서비스별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충돌은 음성과 데이터를 하나의 망을 통해 주고 받는 인터넷전화(VoIP)의 제도 마련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인터넷전화는 기본적으로 음성과 데이터로 구분된 역무 구분을 벗어나는데다 유선 인터넷, 무선랜, 이동전화망의 무선 인터넷 등 인터넷에 접속만 되면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무선으로 나뉘어진 역무체계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새로운 역무 구분체계에 따라 음성·데이터통신사업자의 전송서비스로 구분했으나 유무선 역무 구분과 관련해서는 아직 해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도 같은 이슈를 제공한다. 사업자용이 아니어서 누구나 쓸 수 있는 2.4㎓ 주파수 기반 무선랜과는 달리 사업용으로 배분될 것으로 예상되는 5㎓ 대역 주파수 기반 무선랜을 어떤 사업자에 배분할 것인지는 기존 유선·무선사업자로 나뉘어진 역무체계로 풀어낼 수 없는 문제다. 특히 통신사업자간 최대 관심사인 2.3㎓ 대역의 휴대 인터넷 주파수는 기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구축되는 차세대통신망(NGN)과 유무선통화를 하나의 단말기로 하는 원폰서비스 등 기술의 발전은 현재의 단선적인 역무 구분을 무의미하게 할 전망이다. 현재의 구분에 따라 유선의 무선진출 규제, 무선의 유선진출 규제를 거듭한다면 향후 융합을 기본개념으로 할 신규서비스의 출시 자체를 봉쇄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의 역무 구분으로는 중복투자, 신규서비스의 제한 등의 문제점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와 같은 수직구분 중심의 역무 구분 대신 수평적인 역무 구분을 도입하면서 유무선통합시대 사업자간 새로운 서비스 경쟁 및 활성화 정책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무선통합서비스를 통해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독점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초기에는 적절한 정책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반도체 중심도시 꿈꾼다…용인시, 이동신도시 본격화
-
2
엔비디아, 中 AI 딥시크 등장에 846조원 증발
-
3
트럼프, '한국산 세탁기' 언급…“관세 안 내려면 미국 공장 지어야”
-
4
'AI 지각변동' 中딥시크 창업자는 본토 출신 40세 컴퓨터전공 펀드매니저
-
5
트럼프, 中 딥시크 AI 개발에…“긍정적, 美에 경종 울려야”
-
6
中딥시크 “사이버공격 받아 신규 이용자 등록 제한”
-
7
유출된 아이폰17 에어 후면 패널 보니… “카메라홀은 하나”
-
8
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서 불…인명 피해 없어
-
9
“너무 거절했나”... 알박기 실패한 中 할아버지의 후회
-
10
하정우 네이버 센터장 “中 딥시크, IP·쿠키 정보까지 수집”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