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증권거래제도는 투자자나 증권사 모두에 윈윈 게임입니다. 소액결제조차 휴대폰이나 전자화폐로 하는 시대에 굳이 유가증권을 종이로 만들어 보관하고 거래하는 게 얼마나 위험하고 비효율적입니까.”
김영찬 증권예탁원 조사개발부장(46)은 전자증권거래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언급하며 “전자증권거래제도가 도입되면 주권 인쇄에 필요한 특수용지 발행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권 청약 및 교부에 들어가는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현재 인터넷 뱅킹 이용자가 1131만명에 이르고 온라인 주식거래 대금이 전체 거래대금의 67%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전자증권제도의 도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실물거래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공모후 주식거래를 위해서는 실물 증권을 일부라도 꼭 발행해야 한다. 하지만 주권 인쇄에만 평균 15일 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 제도가 도입되면 공모 후 몇분안에 바로 시장거래가 가능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증권예탁원이 생기기 전까지는 증권사들이 예탁·결제 업무에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지난 94년 한국증권대체결제가 증권예탁원으로 명패를 바꿔달면서 증권사들의 업무가 크게 줄었다”며 전자증권거래제도도 이 같은 취지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도라고 역설했다.
“증권예탁원이 주권예탁업무를 대행하면서 실물 주권의 이동이 줄어들고 유가증권의 분실이나 위조 등의 위험성도 그만큼 줄었다”는 지적이다.
김 부장은 전자증권거래제도도 이처럼 증권거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자증권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우선 현재 상법과 증권거래법이 실물거래만을 인정하기 때문에 이 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법의 개정이나 특별법의 제정이 필수적이다.
또 실물거래를 원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것도 여전히 전자증권제도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실물주권을 선호하는 사람 중에는 상속이나 증여의 수단으로 기업어음(CP) 등 유가증권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를 전자거래방식으로 옮길 경우 실명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세금부담 등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지난 99년말 기준으로 중앙예탁기관이 있는 102개 국가 중 42개 이상의 국가가 전자증권거래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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