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맞아 지자체 전기교통수단 보급 나서

 이라크 전쟁위기로 기름값이 치솟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에서 에너지 절약형 교통수단으로 전기자전거, 전기차 보급을 추진하고 나서 관련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경남 통영시는 연내에 전기자전거 1000대를 시민들에게 보급해 도심지 교통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통영시는 시내 중심지 대부분이 왕복 1차선으로 도로사정이 열악한 데다 3만4000여대에 이르는 자동차 등록대수가 매년 10%씩 증가하는 등 극심한 교통란을 겪고 있다.

 시 당국은 이에 따라 자전거타기운동이 교통난 해결책이라고 보고 승용차 보유가구가 전기자전거를 구입할 경우 구입가의 절반, 대당 60만원까지 시예산으로 부담하는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자전거가 1500여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통영시의 전기자전거 보급사업은 그 규모와 지원형식에서 가히 획기적인 수준이다.

 국내 전기자전거 보급에 분수령을 이룰 통영시 사업에 참가하기 위해 아이에스테크, 뉴런테크 등 전문업체들은 현지 시민단체를 상대로 영업활동에 들어갔는데 영남지역의 2, 3개 지자체가 통영시와 유사한 전기자전거 보급사업을 검토하고 있어 추가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청은 연말까지 현대차가 제조한 싼타페 하이브리드 전기차량을 관용차용으로 일부 도입할 예정이다. 이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대당 1억5000만원에 이르지만 도청측은 제주도를 공해없는 관광명소로 육성하는 장기 교통대책에 따라 전기차량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내 도로환경에서 전기차량이 상용화되는 첫번째 사례로서 전기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시는 또 중문관광단지, 제주컨벤션센터 등 관광명소의 순찰, 유람용으로 전기차량을 대량 도입하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전기차는 관광지에서 이동수단뿐 아니라 주변풍광을 즐기는 색다른 운전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전기차 도입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제주시 관계자는 밝혔다. 전기차업체 ATTR&D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는 약 20개의 전기충전소만 설치하면 섬 어디라도 전기차로 돌아다닐 수 있어 우리나라 전기차 상용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올해 제주지역에 대한 영업활동을 강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밖에 고양시는 호수공원 관리사업소의 관리용으로 전기차를 도입했으며 영등포, 마포구청도 관내 공원지역의 순찰활동에 전기차량 도입계획을 수립중이다. 또 산림청도 전국 27개 지방수목원에서 삼림에 피해를 안주는 무공해 전기차량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성에코넷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시대를 맞아 각 지자체, 관청에서 전기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업계에 일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전기차량에 세금감면 및 지원혜택이 제공된다면 현재의 에너지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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