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학교에 졸업식이 있었다. 전날 딸아이는 졸업식장에 갈 수 없다며 못내 서운해 했다. 이유인즉 선생님께서 종례를 할 때 졸업식에 재학생은 5학년만 참석하고 나머지 학생은 가정에서 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3학년인 딸아이로서는 언니오빠들이 정든 모교를 떠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담임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말씀할 때 졸업식장에 강제적으로 참석하지 못하게야 했겠냐마는 아이들로서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졸업식장에 가서 선배들이 떠나는데 축하를 해주라고 몇번이나 타일렀지만 선생님한테 혼난다고 한사코 가질 않았다. 물론 날씨가 따뜻해 운동장에서 졸업식을 하면 전교생을 수용할 수 있겠으나 교실이나 작은 강당에서 식을 거행할 경우 졸업생 학부모를 비롯, 수용 인원이 한정돼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렇더라도 일부 학년을 제한해 졸업식에 참석시킨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본다.
바라건대 학년별로 희망자를 모집한다든지, 아니면 학년별 인원을 고루 배분해 더많은 후배들이 선배들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또 다음에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다른 친구들에게 졸업식에 얽힌 얘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졸업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후배 학생들도 더욱 오랜 기억과 추억으로 남는 선배, 졸업식으로 자리매김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인다면 이러한 오프라인 환경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온라인 환경을 이용하면 된다고 본다. 최근 각 학교에서는 정보화 기치를 내걸고 학교 정보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또 그 환경이 매우 좋아진 상태다.
학교마다 학교 홈페이지도 웬만하게 갖춰져 있다. 그럴진대 졸업식을 인터넷으로 중계해준다면 굳이 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이나 학부모, 관심있는 일반인까지 식장의 축하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또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입학식 역시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러한 귀중한 행사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놓는다면 학교를 졸업한 동창들도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터넷강국, 정보사회로 가는 마당에 수십년전 묶은 행사 그대로를 답습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물론 고유한 전통이나 아름다운 우리만의 것은 영원히 간직해나가야 하겠지만 시대상황과 현재의 환경에 맞게 졸업식과 입학식 행사도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아가 이를 위한 투자도 뒤따라야 하겠지만 말이다.
김미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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