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스템, 한컴 최대주주로 `부상`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대표 류한웅·이하 한컴)가 전자출판 솔루션 전문기업인 서울시스템(대표 최종표)을 최대주주로 끌어안으면서 류한웅 신임 사장 체제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시스템은 18일 한컴 지분 3%(205만1000주)를 장내 매입함으로써 한컴의 최대주주가 된 데 이어 조만간 10% 가량의 지분 출자를 통해 확실한 한컴의 주인으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서울시스템의 지분 매입에 대해 한컴측은 “양사간 SW 공동마케팅 등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류한웅 신임 사장 체제를 확고히 위한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시스템측은 지난해 9월께부터 현재 한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진 전무를 중심으로 협력 모델 논의를 위해 접촉해왔으며 최근 한컴사태 발생 이후 지분매입 절차를 서둘러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컴측은 지난 이사회에서 류 신임 대표의 강력한 지지세력인 배순훈 전 정통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키로 결정한 데 이어 이번에 서울시스템이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류 신임 대표 체제의 굳히기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표 서울시스템 사장은 지분매입 배경에 대해 “한컴의 현 사태는 안정적인 대주주가 없었기 때문에 비롯된 일”이라며 “서울시스템은 한컴 현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회사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경영관리 등 제반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혀 류 신임 대표측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내비쳤다.

 한컴측도 이날 공시 직후 홈페이지에 류 신임 대표가 작성한 ‘주주 및 투자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서울시스템과의 연대는 한컴이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첫걸음이다”며 “경영진의 의사결정 및 사업추진은 모두 주주의 이익에 최대한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발빠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사회 절차의 부적절함 등을 들어 법적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김근 전 대표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며 “지난해 수익모델 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유보했던 서울시스템과의 협력이 급진전된 것은 신임 사장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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