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활동이 생산에 미치는 기여도가 외환위기 이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우리나라 민간기업 연구개발 활동의 구조변화’ 보고서에서 2300여개 민간기업을 조사한 결과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연구개발이 기업의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자본과 노동에 비해 크게 커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95∼96년) 연구개발의 산출탄력성은 24.7%에 그쳤으나 외환위기 이후(99∼2000년)에는 34.5%로 올랐다. 반면 자본은 25.3%에서 30.2%로, 노동은 50.6%에서 52.8%로 각각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산출탄력성이란 노동·자본·연구개발 등 생산요소를 100단위 투입했을 때 생산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나타낸다.
연구개발은 노동생산성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전 19.9%이던 연구개발의 노동생산성 기여도가 위기를 겪은 뒤 27.4%로 7%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이에 반해 자본의 노동생산성 기여도는 28.3%에서 23.0%로 오히려 낮아졌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이 대기업보다 활발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은 97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2.81%에 그쳤으나 2000년 3.14%로 증가했다. 대기업은 2.05%에서 1.81%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업종별로는 정밀기기·정보통신 등 기술집약형 산업에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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