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과 다우지수, S&P500 등 미 증시 3대지수가 4주 연속 하락했다. 미 정부가 테러 경계태세를 두번째로 높은 ‘코드 오렌지’로 높이는 등 이라크전쟁과 미국에 대한 추가 테러 위협 등이 주식시장의 최대 악재가 됐다.
나스닥은 지난 한주간 2.91% 내린 1282.47로 마감, 다시 1300선이 무너졌다. 다우지수와 S&P500도 각각 2.35%와 3.0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쟁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는 주가 약세가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다우존스 인터넷지수는 모두 4%가 넘는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고 미 증시의 주요 종목 가운데는 통신서비스 업체인 SBC만이 소폭(0.74%) 상승했을 뿐 대다수 종목들이 주가가 떨어졌다.
달러화, 채권 모두 상승한 가운데 국제유가는 배럴당 35달러선을 넘어서며 2년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3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96센트 급등한 35.1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월의 고용지표 이외에 주요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부정적 신호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도매 재고가 예상치(0.1%)보다 높은 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매출 부진을 보여줬다. 소비자신용도 12월 최대폭인 2.75% 감소로 집계돼 10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12월 소비자신용은 40억달러 줄어 든 1조7220억달러로 집계돼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43억달러의 증가를 무색하게 했다. 그나마 1월 실업률은 5.7%로 낮아졌지만 고용지표도 그리 낙관적으로만 해석되지는 않았다. 취업자가 크게 늘어났으나 전달 감소분을 상쇄하지는 못했고 기업들의 감원 발표가 늘어나고 있는 등 ‘실제 고용의 회복없는 지표만의 개선’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월가에서는 경기호전이나 기업수익 증가 등 미 경제회복의 신호들이 미흡한 가운데 전쟁과 테러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의미있는 주가 상승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팽배하다. 또 이런 비관론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루넷과 하나로통신, 미래산업 미 해외주식예탁증서(DR) 등 미 증시 진출 국내 기업들의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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