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문인식 업체가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얼아이디테크놀로지·씨크롭·니트젠테크놀로지 등의 지문인식 업체들은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기술경쟁력 확보와 경영환경 개선, 흑자기반 마련 등 내실경영 체계를 갖추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지문인식 업계는 벤처 붐을 타고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풀리기식 사업이 분식회계나 주식대금 위장납입 등으로 이어져 몇몇 업체 대표의 구속이나 도피를 낳아 도덕성과 신뢰성 면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문인식 업체들은 이를 만회하고자 하는 타개책으로 내실경영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문인식 업계는 또 최근 일어난 일련의 금융사고를 계기로 금융권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보수적인 금융권의 성향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 성능검증을 거친 후 내년쯤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보고 올해는 무리한 사업추진보다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리얼아이디테크놀로지(대표 김경민)는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해 직원수를 줄이고 사무실 임대 공간도 2개층에서 1개층으로 줄였다. 이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문인식솔루션 수출주문을 받은 상태이지만 매출은 하반기부터 발생될 것으로 예상, 구조조정을 한 것이다. 이 회사는 올해 18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처음으로 흑자경영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씨크롭(대표 이기덕)은 작년 생체인식과 패널 등 유망한 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업을 접는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보다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구속된 이기덕 사장이 조만간 보석으로 석방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됨에 따라 금융권 및 유통업체와 진행하던 지문인식 사업에 다시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3월 중에 대형 유통업체와 신용카드 업체에서 지문인식을 이용한 일반 소비자거래시스템의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니트젠테크놀로지(대표 김장원)는 지난해 대표이사 교체, 인원감축 등 내부구조조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시큐젠과의 완전분리를 조속히 완료해 내실경영의 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비재 사업을 확대해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주로 지문인식 관련 원천기술에 초점을 맞추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지문인식출입통제시스템 등 실질적인 매출을 가져올 수 있는 분야로 시각을 돌리고 있다.
지문인식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이 그동안 지문인식 업계가 갖고 있던 거품을 빼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다시 전열을 추스르고 도약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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