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화를 만드는 사람들]임요환 프로게이머

<사진> 임요환 프로게이머는 지난해 WCG 스타크래프트 결승전에서 당당한 우승을 차지해 대회 2연패를 기록하며 우리 문화산업의 주가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했다.

 “우와... 역시 임요환이닷.”

 지난해 11월 게임올림픽인 제2회 WCG(World Cyber Games)가 열린 대전시 과학엑스포공원. 한파에 비까지 내리는 지독한 날씨 속에도 모여든 수천명의 관중이 연신 탄성을 터뜨렸다. WCG 스타크래프트 결승전에서 프로게이머 임요환 선수가 세계대회를 2연패하는 순간이었다. 국내외 취재진은 임요환을 향해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퍼부었다.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블리자드사 관계자들도 임요환의 손놀림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게이머들도 예선전에서 임요환과 한판 붙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했다.

 한달 뒤 임요환 선수는 대기업 여러 곳에서 스폰서십을 받았고 오리온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 2억원의 연봉자가 됐다. 임 선수의 현재 나이 만 22세다.

 임요환 선수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가진 자타가 공인하는 신세대 스타다. WCG 1, 2회 대회 연속 우승, 온게임넷 MBC게임 주최 게임리그 다수 우승, 2년 연속 상금 랭킹 1위 등.

 그러나 화려한 이력 자체보다도 더욱 그를 주목케 하는 것은 그가 게임이라는 문화산업의 지평을 넓혀 왔다는 데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각종 기록과 이슈들은 프로게이머라는 생소한 직업을 익숙한 단어로 만들고 게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게임 유관 산업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인정, 대기업에서는 스폰서십(오리온)과 CF모델(LGIBM·K-THECH·LG텔레콤)을 제의했고 문화관광부에서는 건전한 게임문화 홍보대사로 위촉했으며 대학교(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는 장학생으로 입학시켰다. 그가 나오는 경기의 시청률은 평균보다 30% 이상 높으며 임요환 팬사이트 회원수만도 20만명이 넘는다.

 1998년. 임 선수도 전국적인 스타크래프트 열풍에 휩싸인 10대 소년 중 한 명이었고 게임이 너무 좋다보니 프로게이머가 됐다.

 “누구보다도 게임을 좋아했고 재능이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그가 프로게이머로서 게임에 인생의 승부를 건 이유다. 화려한 그의 이력이 물론 하룻밤에 만들어질 수 없었다. 연습 또 연습…. 평범한 줄 알았던 그는 알고보니 타고난 승부욕과 근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강도높은 연습으로 시력도 좌우 1.5에서 0.4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하루에 16시간씩 연습했으니까요. 인간에게 왜 잠은 필요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게임이 안되면 물건을 부수고 싶을 정도로 신경도 날카로워집니다.”

 펄펄 피끓는 청년이 여자친구 안사귀어봤을 리 없지만 임 선수는 “여자는 독”이라고 냉정히 말한다.

 “게임이 아직까지 제 인생의 100%이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이 친구가 인터뷰하면서도 게임전략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무서워진다. 아울러 정상의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가도 새삼 느껴진다.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 결국 자신과 자신만이 남는 외로운 싸움이다. 임 선수보다 한술 떠 뜨는 사람은 아들이 처음 프로게이머가 된다고 했을 때 걱정과 한숨으로 밤잠 설친 아버지 임병대씨다. 이제 그는 임 선수가 잠시 휴식을 취하려 할 때 “요환아∼. 연습 왜 안하냐?”고 묻는 아버지가 됐다. 최고의 자리에 있는 아들의 모습이 더 위태로워 보이는 아버지. 그 타는 애간장을 읽어버린 아들은 눈물이 핑 돈다.

 ‘아버지…. 저 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전략 구상하고 있었어요.’

 임요환 선수의 꿈은 롱런 선수가 되는 것과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떨치는 것.

 “세계무대에서 한국과 제 이름을 떨칠 때까지 유능한 게이머로 남고 싶어요.”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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