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중국(국가IC카드등록센터)과 일본(IC카드협의회)이 동참하는 전자지불 관련 국제협의체가 상반기중에 결성된다는 소식이다. 전자상거래의 핵심수단이 전자지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중·일 아시아 3개국이 상시 교류·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기술과 산업정책을 공유하게 되면 아시아 전자금융시장 활성화는 물론 표준화 논쟁이 뜨거운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입지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전자지불은 전자상거래의 핵심수단이자 우리경제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존재다.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한 마디로 디지털시대의 총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전자통신연구원·정보통신부·한국전자지불포럼이 공동으로 조사발표한 ‘2002년 국내 전자지불산업의 동향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7조원으로 형성됐던 국내 전자지불시장은 향후 몇 년간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전자지불 관련 국제협의체가 결성된다는 것은 더없이 반가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올해부터 정례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전자지불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 국제표준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유수 전시회에 한국관을 설치하는 등 지원사업을 적극 펼쳐 나갈 계획이라니 기대되는 바 크다.
가장 주목되는 정부정책은 지난해 개발된 접촉식 전자화폐 단말기와 교통카드용 표준 보안응용모듈(SAM) 단말기를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전자지불산업 활성화 방안이다. 접촉식 전자화폐 단말기의 경우 우체국에서 우선 도입한 후 철도청·등기소·동사무소 등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을 유도하고, 교통카드 표준SAM 단말기는 통행료자동징수시스템(ETCS)을 구축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가 도입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한편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서울시와 전국 교통카드 호환의 대안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공무원증 전자카드사업을 중앙행정기관 소속 전 공무원으로 확대하고, 우체국 금융카드와 공공기관의 온라인 민원서비스에 전자화폐를 도입할 수 있도록 건의하는 등 정부가 전자지불 서비스 확산에 앞서 나갈 계획이라니 기대되는 바 크다.
전자금융(지불)서비스가 IT를 매개로 하는 대표적인 신수종 산업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부가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등 시장기반을 조성하고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는 것은 가닥을 제대로 잡은 정책이라고 본다. 기술의 표준화 및 불충분한 콘텐츠 문제로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시스템의 안전·신뢰성을 확신하지 못해 국내 전자상거래가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차제에 서로 다른 표준으로 구성돼 있어 상호호환이 어려운 국내 IC카드형 전자화폐 문제와 함께 업계간 과당경쟁, 법·제도 정비부족, 기존 지불관행, 기술표준화 미흡 등 산업발전의 걸림돌을 완전히 제거해 전자지급 결제수단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육성·발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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