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초고속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사이버협력연구체제인 ‘eR&D형’ 사이버랩(가상연구실)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연·기초과학지원연·정보통신대학교 등 출연연은 오프라인 중심의 연구개발 활동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키 위해 공용지식·연구용 프로그램·기술정보 등을 사이버랩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 사이버랩에서는 초고속 연구전산망과 슈퍼컴퓨팅 자원 등의 물리적 기반을 바탕으로 과제신청 및 평가·지원관리를 하게 된다. 여기에서 한 단계 발전하면 시뮬레이션·연구용 소프트웨어·국가지식자원지도·공용DB 및 과학기술 콘텐츠·기술정보 수집·영상회의 등 R&D 활동을 온라인에서 구현하는 사이버프로젝트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그동안 사이버랩 개념은 부분적인 도입 시도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국가 슈퍼컴퓨팅 능력이나 공용장비 등의 이용과 원격협업 분야에서는 활용이 취약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말까지 서울-대전 가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한 뒤 수요분석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확대키로 하는 등 세계 4위권에 드는 슈퍼컴퓨터를 특화시켜 BT·NT·ET 분야의 기술개발지원에 적용키로 했다.
KISTI는 이를 위해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는 슈퍼컴퓨터·대용량 저장장치·실험장치 등의 다양한 자원을 고속의 네트워크로 연동해 단일자원처럼 활용할 수 있는 국가그리드 기본계획을 수행 중이며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의 DB활용에 사이버랩 개념을 도입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도 컴퓨터라는 가상환경에서 연구가 이뤄지는 ‘e사이언스’ 구축을 위해 지난해부터 보유 공용장비 분야에 적용하고 있으며, 과학기술계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 국가 중장기 프로그램을 내달 말까지 수립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이 수립되면 기초과학지원연의 국가연구장비와 생명공학연구원의 BT, 항공우주연구원의 ST, 기계연구원의 기계기술, 천문연구원의 천문우주기술 등 출연연 전반의 R&D체계가 사이버협업연구시스템으로 급격히 전환될 전망이다.
또 한국정보통신대학교의 그리드미들웨어연구센터에서는 서로 분산돼 있는 네트워크상의 슈퍼컴퓨터나 정보저장소를 비롯해 입자가속기·전자현미경 등 첨단 과학기술장비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격자 모양의 그물 형태로 상호연동시켜 인간 심혈관계와 인공심장 연구에 실제 활용하고 있다.
KISTI 윤종민 정책연구팀장은 “사이버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세계 최고의 21세기 기술혁신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존 과학기술 디지털화의 성과 가운데 활용 가능한 콘텐츠나 소프트웨어 등을 우선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지난 98년부터 그리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우주생명체 탐색사업인 ‘SETI@Home’과 인간게놈지도 작성사업 ‘HGP’, 항공기 통합설계사업인 ‘NASA IPG’ 등에 가정용 PC와 슈퍼컴·대용량 저장시스템 등을 공동활용 중이며 유럽·일본 등에서도 연구협업시스템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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