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사이버 선거와 전자개표 참신

 제16대 대선이 끝났다. 이번 대선은 여러가지면에서 우리나라 헌정사에 기록할 만한 일이 많았지만 그중 미디어·인터넷 선거운동과 전자개표시스템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선거에 도입된 전자개표시스템은 투표가 끝난 시점에서 불과 3∼4시간 만에 당선자의 윤곽을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신속하고 정확한 개표현황을 알려줬다.

 과거에 수많은 공무원이 동원돼 밤새도록 불을 밝히고 수작업으로 개표하던 모습과는 상이한 모습이었다. 특히 1∼2위 후보간 득표 차이가 얼마나지 않았던 이번 선거에서는 실시간으로 개표되는 상황이 득표상황을 더욱더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과 고어가 격돌했던 미국 대선에서 수개표의 오류로 고어 후보가 패배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모습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전자개표시스템은 투표 개표의 오류를 차단하는 한편, 개표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러나 이보다는 인터넷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과거 여의도나 보라매공원 등 대규모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장소는 가리지 않고 수십만, 수백만의 지지자를 동원해 유세하던 모습은 거의 없고 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해 후보의 정견을 토론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난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선거문화가 바뀌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과거 선거 후 어김없이 터져나왔던 금권선거 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수백만의 인력을 동원해 세몰이를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자금확보 과정에서 수많은 잡음이 발생했던 사실을 젊은층은 잘 알고 있다. 비록 선거운동 과정중 사이버 비방과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잡음은 있었지만 대선캠프들도 인터넷이 가진 양방향성을 이용,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의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선캠프에서 사이버 선거운동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홍보에 활용한 결과 각 정당마다 적게는 100만명에서 많게는 300만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홈페이지에 접속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선거에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20∼30대 젊은층의 대선 참여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선거에 대한 관심을 다시 판단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역대 대선 중 낮았지만 신속하고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국가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모쪼록 건전한 선거문화가 정착돼 다른 나라의 모범이되는 국가 이미지를 찾았으면 한다.

 김진형 서울 관악구 신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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