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3强구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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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콤이 KT에 맞먹는 유선 인프라를 갖춘 파워콤을 집어삼키면서 통신업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했다.

 LG그룹은 일약 후발통신사업자들을 아우르는 통신3강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 데이콤·LG텔레콤은 물론 KT에 이어 제2의 유선인프라를 갖춘 파워콤을 흡수합병하면서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온세통신 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KT도 이미 무선 자회사인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을 시도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며, SK 역시 무선부문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두루넷의 전용선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나름대로 통신시장 재편을 겨냥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LG,“통신3강 축, 우리가 만든다”=‘통신LG’는 매출만으로 당장 KT와 SK에 이어 통신3강 축을 형성하게 됐다. 파워콤까지 포함해 LG계열 통신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모두 3조5053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시장 전체의 12%에 달하는 비중이다.

 ‘통신LG’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은 하나로통신과 두루넷 등을 포함하면 지난해 매출은 모두 4조8076억원대로 껑충 뛴다. 지난 상반기에는 2조613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통신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지난해 16.5%에서 올 상반기에는 17.3%로 높아졌으며 최근 경영호전 추세를 감안하면 하반기에 더 높아질 전망이다.

 LG는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로 광케이블만 봐서는 KT에 버금가는 사업자로 등극하게 됐다. 하나로통신의 1만9379km에 달하는 가입자망까지 포함하면 인프라 부문에서 외형상 KT와 견줄 만하다. 최근 초고속인터넷이 캐시카우로 떠오른 상황에서 하나로와도 연합하면 KT의 강력한 맞수가 된다.

 LG는 일단 지주회사 형태로 통신계열사와 마이너사업자간 느슨한 연대 등을 통해 차세대통신시장에 대응할 것으로 관측됐다. 자금 여력도 그렇거니와 급할게 없다는 게 그룹 측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로통신의 지분은 LG그룹 16.8%, 삼성전자 8.99%, SK텔레콤 5.82% 등으로 분포됐다. LG그룹이 15% 정도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두루넷 역시 초고속인터넷사업을 위해서는 가입자를 끌어안는 방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온세통신은 데이콤과의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게 인수의 걸림돌이다.

 ◇KT, 내실 강화에 주력=KT는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국내에서는 전무하다시피한 유선의 강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LG는 지배적 사업자인 KT와 달리 유무선 결합서비스가 허용됐다. 자칫 유무선통합서비스업체로서의 입지가 초반부터 흔들릴 수 있다.

 물론 LG가 당장 강력한 결합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에 KT는 정부에 유무선 결합서비스의 확대 같은 정책을 요청할 방침이다.

 KT는 하나로통신·두루넷·온세통신 같은 나머지 통신업체에 대한 인수 또는 제휴에 대해서는 당장 고려치 않고 있다. 현사업체제로도 충분한 데다 현실적으로 독점 우려와 낮은 시너지효과 때문이다. KT는 따라서 무선 자회사인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을 조기에 성사시키면서 유무선 통합서비스 체제를 강화하는 체질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KT는 하지만 통신LG와 SK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 진로 모색에 부심=SK는 이번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에 다소 당황하고 있다. 자사와 달리 유무선 통합업체가 KT에 이어 LG까지 두 강자와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SK의 기본 전략은 유선 인프라의 확충보다 기존 위성과 케이블망을 확대해 보완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유무선 강자가 KT 한곳만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고 이 전략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파워콤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인수를 검토하는 방안도 SK텔레콤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젠 기회도 잃었다.

 SK는 일단 위성 위주의 기본 전략과 일부 케이블망과 두루넷 전용성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합종연횡에 가세할지도 LG의 후발사업자에 대한 인수 움직임을 지켜본 다음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선 쪽에서 딱히 인수할 만한 업체가 없어 SK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통신망 비교 (2001년 말 기준)

 

 구분 광케이블 비고

 파워콤 86,240km HFC망 54,810km(두루넷에서 인수한 HFC망 제외)

 데이콤 6,608km 시외망(5,404km) 가입자망(1,204km)

 하나로통신 19,379km 가입자망

 KT 115,000km 시내외망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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