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래머 이은혜씨(여·25)는 평소 고질적인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변비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아침 출근시간에 쫓기다 보니 변의가 생겨도 참고 일터로 나서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변비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IT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출근준비나 업무에 쫓겨 화장실 가는 것을 놓친 적이 있다’는 응답이 82%로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변의를 참는 습성이 지속되면 결국 만성변비에 걸리게 된다. 특히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시간이 많은 IT인들은 운동부족으로 대장운동이 활발하지 않아 만성변비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
의학적으로 변비는 대변이 비정상적으로 장내에 오래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정상적인 경우 음식물을 섭취한 후 24시간이면 배설되지만 변비인 사람은 체내 노폐물을 제때 배설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IT 응답자 중 ‘배변할 때 강하게 힘을 줘야 한다’는 응답이 30%, ‘먹는 양에 비해 대변의 양이 매우 적은 것 같다’는 48%로 나타났다. 또 배변 후 ‘시원하지 않고 잔변감을 느낀다’는 대답이 42%, ‘대변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을 때가 종종 있다’는 24%로 대부분 IT인들은 변비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변을 보는 횟수가 일주일에 2회 이하로 고질적인 변비에 시달리고 있는 응답자도 19%에 달했다.
이처럼 변비증상이 지속되면 전신에 피로감이 몰려오고 배에 가스가 차 항상 더부룩한 느낌이 든다. 또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여드름이나 기미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 변비약이나 관장을 습관적으로 남용하는 것은 금물. 대부분 변비약은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자극성이 강해 상습적으로 복용하면 대장운동이 오히려 약해져 결국 변을 보기 위해선 더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결국 변비의 만성화는 가장 흔한 항문질환의 하나인 치질(항문 안쪽의 쿠션조직이 여러 원인으로 커져 출혈과 탈출을 일으키는 현상)을 악화시킨다. 설문에 따르면 ‘배변시 항문이 따갑고 약간의 출혈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46%, ‘배변 후 항문이 뻐근하고 찢어진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는 34%, ‘항문 주위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부어있으며 통증과 열감이 있다’는 22%로 상당수의 응답자가 가벼운 치질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배변 이후에 조그만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삐져 나온다’는 응답자가 14%였다.
그러나 치질은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수술하지 않고도 완치가 가능하다. 충분한 양의 수분섭취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상당수 IT 응답자들은 수분섭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따르면 사무실에서의 ‘하루 수분 섭취량이 2∼3컵’이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42%, 권장 섭취량인 ‘8컵 이상을 마신다’고 답한 응답자는 불과 2%에 불과, 항문질환 예방에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평소의 생활습관이나 식이조절로 치질을 예방해야 한다. 현미·잡곡·채소·해조류 등의 섬유소를 섭취하고 탄산음료나 커피 등을 줄이는 대신 의식적으로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한다. 또 식사 이후엔 바로 자리에 앉지 말고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통해 대장운동을 촉진시키도록 한다.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자리에 앉아 근무하는 시간이 많은 프로그래머나 내근직에 종사하는 IT인은 최소 한시간에 한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몸을 풀어주고 가벼운 치질증상에는 매일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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