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집 대신증권 부사장(CIO) hjmoon@daishin.co.kr
증권시장은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수많은 정보를 수집·분석·가공·전달하는 것이 증권사의 핵심업무이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전사적 자원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디지털화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직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시장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다양한 고객층에 알맞은 정보와 트레이딩툴을 제공, 타깃 마케팅을 해야만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온·오프라인간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증권사에도 IT는 경영의 핵심이자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다. 내부인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만 비로소 외부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최근 온라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온라인 투자자들의 학습능력도 매우 빨라지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이나 정보가 투자에 유익하다고 판단되면 투자자들은 배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따라서 온라인 프로그램은 고객과 함께 진화하기 마련이다.
온라인 주식거래에 관한한 한국은 규모 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이미 세계 최일류 국가에 속한다. 최근에는 일본·중국·대만 등 국가의 증권 전문가들이 새로운 증권모델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초기에는 누구도 온라인 거래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과거에는 온라인 거래를 위해 주로 전화선을 이용했는데 자주 끊어지고 비용도 비싼 편이었다. 수수료는 온·오프라인이 같았다. 하지만 ADSL의 보급이 확산되고 수수료 인하가 시작되자 6개월만에 온라인 거래가 전체 시장의 50%를 넘어섰다.
최근 마케팅 활동이나 서비스 품질 제고에 못지않게 IT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해졌다. 온라인 주식거래시장을 선점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임으로써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자기증식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첨단 IT에 바탕을 둔 온라인 프로그램의 개발이 중요하다. 성능이 뛰어난 트레이딩툴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IT분야에 많은 투자가 발생한다. 하지만 좀 더 시야를 넓혀 생각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늘어나는 고객을 경제적으로 수용하는 역할을 IT부문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효율적인 IT투자가 바람직하다.
단순하게 마케팅을 차별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한 증권사에서 수수료를 내리면 다른 증권사도 따라 내린다. 일례로 무선 증권거래 단말기를 한 증권사에서 공짜로 나눠주자 다른 증권사들도 공짜로 나워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업문화나 IT인프라는 분명히 다르다. 단번에 승부가 나지 않는다.
증권분야에서 오프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통상 많은 시간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 오프라인 증권사가 온라인 사업을 같이 하기는 비교적 쉽지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 진출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일례로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의 경우 단기간에 온라인상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매출이 증가했지만 이익은 물류회사들이 독차지했다. 결국 아마존은 자체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오프라인에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존의 전략은 이익증대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를 모색한 것이다.
주식을 매매할 때는 수수료 외에도 거래세 등 추가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제반비용을 합할 경우 증권사간에 거래비용의 차이는 많이 줄어들게 된다. 주식투자는 투자이익을 내기 위해 하는 것인 만큼 오프라인의 분석정보나 시황, 시스템의 우수성과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주식거래를 해야 한다.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는 단순조회만 하는 사용자들에게 고급 정보나 화면의 제공을 제한하는 등 고객관계관리(CRM)를 활용한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이 이뤄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IT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것이다. 고객은 오프라인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증권사는 오프라인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작업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IT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전후방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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