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벤처 재도약의 기폭제 되길

　정부가 벤처기업의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부는 최근 벤처기업 활성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벤처기업 재도약 방안’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은 법인세 면제시한 연장과 금융지원, 기술혁신 등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변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상당한 상승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동안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강조해온 우리로서는 이번 대책이 벤처기업들의 단순한 경영회복에 그치지 않고 보다 폭넓은 분야의 경기회복으로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정부가 창업보육(BI)센터의 역할을 강화해 창업보육중인 벤처기업의 경영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고 2003년으로 되어 있는 벤처창업 법인세 면제시한을 연장하기로 한 것은 벤처기업 창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안정적인 벤처투자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프리코스닥 유동화펀드와 모태펀드를 각각 500억원씩 모두 1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이와는 별도로 미국 등 선진국이 운영중인 펀드형 벤처캐피털 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은 그동안 자금융통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벤처기업들의 자금유동성을 높여주는 과감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106개 정부출연 기술개발사업을 벤처기업확인 요건에 포함시켜 신기술의 벤처기업화를 촉진하고 대학내에 ‘산학협력단’을 별도법인으로 설립하는 것은 물론 기술이전 전담 ‘학교기업’을 설치, 운영하도록 한 것도 벤처기업의 재도약을 위해 간과해선 안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벤처기업의 시장창출 면에서 정부의 지원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부는 현재 국방부를 대상으로 시행중인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제도’를 2004년부터 다른 정부공공기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벤처기업 재도약 방안은 벤처창업, 혁신적인 벤처캐피털 도입, 기술혁신, 시장창출 등과 관련해 다양한 활성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번 대책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3년으로 되어 있는 벤처창업 법인세 면제시한을 연기하는 것이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 평가하지 않더라도 창업 벤처기업에만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기존 업체에는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요즘처럼 어려운 기업경영 환경에서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번 대책이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존 벤처기업들의 경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금융지원책 등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는 또 1000억원에 이르는 프리코스닥 유동화펀드와 모태펀드를 조성해 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적을 세웠지만 이 자금이 정말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 자금이 창투사의 자금 유동성은 물론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창투사들의 벤처기업 투자가 활기를 띠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이런 여러가지 변수를 염두에 두고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미리미리 대비하고 보완할 것은 철저히 보완해 이번 조치의 효과에 탄력이 붙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