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기EL 시장 선제 공습

 일본 평판디스플레이(FPD)업체들이 차세대 FPD 분야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유기EL(OLED)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내년 3분기를 ‘D데이’로 잡고 대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에서 한국은 물론이고 대만에까지 밀려 3위국으로 전락,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일본이 ‘OLED만큼은 결코 1위를 내주지 않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여 내년 하반기 이후 OLED시장을 놓고 한일간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컬러폰 보급확대와 주문형비디오(VOD) 등 멀티미디어 기반의 모바일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OLED가 차세대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대표 플랫폼으로 부각되자 일본의 주요 업체들이 풀컬러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3분기를 목표로 양산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OLED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는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에 쓰이는 수동형(PM) 진영과 중대형 시장을 겨냥한 능동형(AM) 진영을 포함해 10곳을 크게 웃돈다. 이 중 현재 세계 모노 OLED 시장을 주도하는 파이어니어를 필두로 도요타덴키·후지덴키·마쓰시타정공·TDK·롬·덴소·파나소닉·NEC 등이 대거 풀컬러(26만컬러) OLED 양산설비 투자를 추진중이다.

 이들 업체는 특히 내년부터 풀컬러 OLED가 현 휴대폰 외부창용에 이어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시장까지 급속히 파고들 것으로 보고, 2인치급을 타깃으로 월 30만개 안팎의 생산능력을 갖춘 1세대 OLED라인(370×470㎜) 구축을 추진, 생산능력 면에서 한국을 크게 압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지난 8월부터 세계 최초로 256컬러급 휴대폰 외부창용 OLED의 양산에 들어간 삼성SDI가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내부창용 양산을 추진중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내부창용 풀컬러 제품 개발단계가 일본에 다소 뒤처진 상황이다.

 더욱이 일본 OLED 진영은 주로 대기업 계열사들로 이뤄져 막강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반면 국내 PM계 OLED 진영은 삼성SDI와 LG전자를 제외하면 네스디스플레이·네오뷰·오리온전기·현대LCD 등 중소·중견업체들이 주류를 형성, 중량감에서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장일수록 시장선점이 중요하다”면서 “국내업체들이 일본의 적극적인 시장 프로모션에 대처가 미흡하다면 국내 OLED산업의 입지약화는 물론이고 FPD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에도 금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세계적인 FPD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OLED가 휴대폰을 시작으로 모바일시장에서 수요가 급증, 세계시장 규모가 올해 8500만달러 수준에서 2007년에는 30억달러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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