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문화 현장을 가다]미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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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디오콘솔게임산업 시장 주도 속에 아케이드산업은 침체기 들어서

 미국 경제는 전세계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미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주변국들이 감기몸살을 앓는다는 말은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게임산업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게임산업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느냐에 따라 향후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미국 게임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지 또는 침체기를 맞는지에 따라 전세계 게임산업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비디오콘솔게임이 게임플랫폼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비디오콘솔게임이 수년전부터 인기몰이를 해왔지만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권에서는 대세로 부상하지 못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와 닌텐도의 게임큐브가 출시되면서 미국의 게임산업이 비디오콘솔게임 분야로 급회전하고 있으며 이 여파로 전세계가 비디오콘솔게임 중심으로 급격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의 비디오콘솔게임에 대한 인기는 한마디로 대단하다. 거의 모든 쇼핑몰에는 비디오콘솔게임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취급하는 게임스토어가 기본적으로 들어서 있으며,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할인마트와 컴퓨USA를 비롯한 대형가전스토어 등에도 비디오콘솔게임 위주의 게임코너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컴퓨USA의 점원은 “PC와 PC주변기기에 대한 수요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게임 하드웨어와 타이틀의 소비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게임코너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디오콘솔게임 하드웨어의 소비자 보급률이다. 일반적으로 예상할 때 소비자들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닌텐도의 게임큐브 등 3대 비디오콘솔 하드웨어 가운데 하나만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수의 게이머들은 이미 두 개 이상의 하드웨어를 갖고 있다.

 오스틴에 위치한 게임스톱의 매니저인 에릭 브라운은 “중고등학교의 경우 대략 한 반에 3분의 2 이상이 비디오콘솔 또는 PC게임을 즐긴다”며 “특히 비디오콘솔게임의 인기는 매우 높아서 이들 게이머의 약 15% 정도는 3종의 비디오콘솔게임기 모두를 갖고 있으며 30∼40% 가량은 두 종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개발사들도 게임전략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에는 PC 또는 아케이드게임으로 출시한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비디오콘솔게임 출시를 고려했었지만 현재는 PC게임과 비디오콘솔게임을 동시에 출시하거나 또는 비디오콘솔게임을 먼저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게임전문 스토어인 EBGAMES의 한 점원은 “최근들어 PC게임과 비디오콘솔게임이 동시에 나오는 추세”라며 “이 경우 비디오콘솔게임 타이틀의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개발사들은 비디오콘솔 하드웨어에 맞는 게임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디오콘솔게임의 득세로 크게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온라인게임 인기도 매우 높다. 미국 온라인게임 1세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오리진사의 ‘울티마온라인’의 경우 유료회원이 225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의 온라인게임인 ‘에버퀘스트’도 동시접속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 전역에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게임이 게임플랫폼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따라 온라인게임의 시장규모도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분석기구인 DFC인텔리전스는 지난해 42%의 신장률을 보인 데 이어 올해는 57.7%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3년간 매년 11∼25%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주요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상당히 많은 온라인게임이 신규로 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PC게임 시장은 비디오콘솔게임 시장의 급신장과 온라인게임 시장의 등장으로 인해 다소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DFC인텔리전스도 오는 2004년까지 미국 PC게임 시장이 신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전통적으로 PC게임에 주력하고 있는 게임업체들이 플랫폼 변경 등에 대해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 PC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블리자드의 폴 샘스 부사장은 “최근 비디오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작 PC게임이 출시될 경우 다시 PC게임으로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라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PC게임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과거 게임산업을 주도하다시피 했던 아케이드게임산업의 경우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미국 아케이드게임산업을 대표했던 업체들이 사업을 접거나 또는 업종전환하고 있어 단기간에 침체기를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적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아케이드게임기인 핀볼게임 전문개발사의 경우 수년전까지만 해도 5개 이상이 있었으나 현재는 스턴핀볼 1개사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아케이드게임업체로 미국에 진출했던 캡콤이 지난해 사업을 접었으며 코나미사도 아케이드게임사업 활동을 거의 멈춘 상태다. 한국 아케이드게임업체인 안다미로의 현지법인인 안다미로USA의 스티븐 블라츠피엘러 부사장은 “새로운 레저문화가 계속 생겨나고 있으며 특히 비디오콘솔게임의 강세로 상대적으로 아케이드게임산업이 불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도시의 주택밀집지역에 가족테마파크가 들어서고 이곳 테마파크에 하나씩 아케이드게임장이 들어서면서 대형·고급 일체형 게임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시장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미시장 비디오콘솔게임기별 판매현황 (단위:천대)

 게임기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플레이스테이션(소니) 2,376 2,230 1,010 - -

 플레이스테이션2(소니) 6,552 8,700 10,067 8,348 4,615

 X박스(마이크로소프트) 1,500 4,300 5,627 5,520 4,350

 게임큐브(닌텐도) 1,290 4,020 4,892 5,250 3,950

 *2002년부터는 전망치.

 *자료:IDA애널리시스 

 

 

 ▲IGDA 제니퍼 올슨 사무국장 인터뷰

 “신생 게임업체들의 대부분이 비디오콘솔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PC 및 아케이드게임개발사들도 비디오콘솔게임 개발에 나서거나 또는 PC게임과의 동시 출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한동안 비디오콘솔게임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게임업체 개발자들의 모임인 IGDA(International Game Developers Association)의 제니퍼 올슨 사무국장은 최근들어 미국 게임산업이 비디오콘솔게임 위주로 형성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에 맞춰 비디오콘솔게임 개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PC게임시장도 다소 주춤한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발은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PC게임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인 뛰어난 그래픽 구현력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름에 따라 다소 개발 열기가 식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PC게임시장이 충분히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슨 국장은 모바일게임의 이용료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모바일게임이 새로운 게임플랫폼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슨 국장은 “모바일게임의 이용료가 현재는 3∼5달러 정도로 다소 높기 때문에 20대 위주로 수요층이 생기고 있으며, 개발사들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며 “하지만 게임이용료가 하락추세를 보임에 따라 10대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시장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슨 국장은 또한 게임 이용자층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유저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 개발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게임의 주이용자층이 아동과 청소년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개발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들어 성인층의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인용 게임의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성인층은 구매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 시장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준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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