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미국 정보기술(IT) 분야의 설비투자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IT경기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설비투자비는 소프트웨어(SW)분야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 2년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0.6% 증가세로 돌아섬으로써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4주동안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통신서비스, 통신장비, 컴퓨터업종의 지수가 단기과열로 급등하자 일각에서는 IT경기가 이미 회복세에 진입해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장기업들의 지난 10월말까지 국내외 시설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법인의 공시 기준 지난해 시설투자금액은 1조4875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조2199억원으로 늘어나 무려 452.5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시설투자에 나선 상장기업수가 지난해보다 무려 46곳이 늘어난 108개에 달함으로써 상장기업 8곳 중 한곳 이상은 국내외 시설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 시설투자 확대비율을 보면 상장기업군내에서도 통신서비스업, 전기전자업종의 비율이 타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해 IT투자비중이 높음을 입증했다.
상장 IT업종 중 가장 높은 투자액 증가율을 보인 통신업종은 지난해 151억원대에 그쳤던 투자비가 6367억원 이상으로 급증, 4207.5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기전자업종의 투자액도 크게 늘어 지난해 투자액보다 무려 2조7519억원이 순증했다. IT업종의 투자특성이 연중 4분기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투자액 증가율은 11, 12월치가 반영될 경우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세계 IT경기회복의 열쇠를 쥔 미국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경기회복의 장애물로 작용했던 과잉설비에 의한 거품과 부담감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후에도 미국 기업들의 투자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조심스런 희망론을 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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