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동화업체 "수출로 승부한다"

 내년 국내 금융자동화기기 시장규모가 올해의 7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자동화업체들이 줄어든 내수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국내 금융자동화기기업계는 최근 수립한 내년도 사업계획에서 내년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현급지급기(CD) 전체 수요량은 올해보다 30% 가량 적은 8000대와 4200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국내 ATM과 CD 판매대수는 각각 1만1500대와 6000대. 특히 ATM은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늘어난 수치로 은행간 합병에 따른 특수와 주 5일 근무제와 같은 특수요인이 따른 것이다. 여기에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준다며 3000여대에 이르는 대규모 수주물량이 겹치면서 유례없는 ATM 특수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내년에는 올해 대규모 수주에 따른 영향으로 각 은행들이 금융자동화기기 구매물량을 상당부분 줄일 가능성이 높다. 또 내년에는 은행들의 2차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계약분에 대한 설치가 내년까지 미뤄져 내년 상반기에는 긴급물량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대규모 발주는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효성데이타시스템(대표 최병인)은 기존의 미국에 집중했던 CD기 수출선을 중국과 영국으로 돌리는 수출다변화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효성은 이미 5년 전부터 시장진출을 준비해 왔으며 영국도 올해부터 물밑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 일본의 스미토모은행과 다이와은행, 대만의 상하이은행에 CD기를 설치하며 수출시장에 뛰어든 청호컴넷(대표 박광소)은 미국·캐나다·중국 등지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ATM기 판매에도 나선다. 특히 올해부터 중국의 현지법인을 통해 직접 ATM을 생산, 중국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LG엔시스(대표 박계현)는 ATM 생산물량을 줄이는 대신 단말기와 서버사업에 대한 강화를 통해 수지를 맞추는 작업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미국지역에 대해 CD기 내 현금방출기와 같은 부분품을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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