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v4/IPv6 변환기술 국제표준등록 의미

 이번 표준안 등록은 국내에서 국제인터넷표준기구인 IETF에 참여하기 시작한 지 10년 만의 쾌거다.

 IETF는 인터넷 관련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표준화 단체로 실무작업반인 워킹그룹에서 표준문서를 제정하고 있으며 한번 RFC로 인정되면 전세계 인터넷 분야의 산학연 관련단체 및 실제 기술시장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BIA를 이용한 듀얼 스택 호스트(Dual Stack Host)기술이란=IPv4 (Internet Protocol version 4)는 32비트 주소체계로 약 43억개에 불과해 3∼5년 내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동성·확장성·호환성에서 한계를 갖고 있어 모바일 컴퓨팅 및 정보가전이 대세를 이룰 2005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새롭게 IPv6가 제안된 것이다.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로서 주소공간 확장, 서비스 품질 보장, 멀티캐스트, 이동성 지원 등과 같은 차세대 인터넷 기술의 지원을 포함하는 신기술의 집합체로 128비트 주소체계를 채택하고 있어 2의 128승개, 즉 사실상 무한대의 주소생성이 가능하다. 특히 확장성과 호환성이 뛰어나 모바일 컴퓨팅에 최적의 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채택된 ‘BIA를 이용한 듀얼 스택 호스트 기술’은 컴퓨터 등 단말기에서 기존 IPv4 응용 프로그램들을 IPv6망에서도 수정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로 IPv6 도입을 앞당기는 핵심기술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BIA(Bump-in-the-API)는 단말기 내의 TCP/IP 스택과 API 소켓 계층 사이에서 IPv4와 IPv6를 변환해주는 모듈을 삽입하는 기법으로 이번 표준안은 이를 양방간에 이중으로 구현되도록 해주기 때문에 어떤 망을 사용하더라도 편리하게 주소체계 변환이 가능해진다.

 향후 IPv6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인해 모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응용들에 대한 급격한 전환 문제가 도래할 것이며, 이번에 표준으로 확정된 IPv4/IPv6 호스트변환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연간 수백억원 이상에 달하는 네트워크 응용소프트웨어에 대한 IPv6로의 전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IETF 인터넷 표준 문서(RFC) 채택의 의미=RFC(Request for Comments)는 미국의 인터넷아키텍처위원회(IAB)가 인터넷에 관한 조사, 제안, 기술, 소견 등을 공표한 온라인 공개문서를 말한다. 주로 네트워크 프로토콜 또는 서비스를 구현할 때 필요한 절차와 형식 등 인터넷에 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되며 일부의 RFC만 IAB에서 표준으로 결정된다.

 RFC는 IETF가 만들어진 지난 86년 이후 16년 동안 약 3300여건이 등록됐으나 대부분이 인터넷 종주국인 미국 기업들에 의해 작성된 것이며 나머지도 영국, 프랑스 등 서구 국가들이 점령하고 있다. 과학대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경우도 2000년에서야 처음으로 RFC 표준문서를 채택받아 현재까지 RFC 표준등록건수는 총 4건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수년 동안 IETF회의에 참석해 왔으나 RFC로 채택되는 데에는 번번히 실패했으며 지난 93년에 한글 관련해 개인 문서로 제안된 ‘인터넷 메시지를 위한 한글 문자 엔코딩’ 표준 RFC1557이 유일했다.

 박기식 ETRI 표준연구센터장은 “이번 표준안 채택은 연구개발 착수 2년만에 거둔 성과”라며 “이번에 표준화가 확정된 ‘BIA를 이용한 듀얼 스택 호스트 기술’ 외에도 추가로 표준화를 추진중”이라고 밝혀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기술 수준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표준문서는 IETF 홈페이지(http://www.ietf.org/rfc/rfc3338.txt)에서 누구나 검색이 가능하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