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성능집적시스템연구센터 이용훈 책임교수(앞줄 가운데)는 연구원들과 차세대 무선통신, 유무선 라우터,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칩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제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제4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간의 기술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오는 2010년께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제4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6개의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서비스 목표와 수준 등 기본개념을 올해 내에 확정하기 위한 각국간의 조율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
미국의 경우는 IP기반의 20Mbps급 상향 및 하향의 비대칭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지상과 위성통신망이 합쳐진 서비스 형태를 지향하고 있으며 일본은 유·무선 등 모든 서비스 시스템을 연동시키는데 기술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 또한 새로운 주파수 대역(3∼10㎓)을 고려하고 있으며 모든 무선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중단 없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세계 통합 개념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기관과 대기업들이 나서 제4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위한 개념정립과 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한·중·일이 모두 참여하는 동북아 이동통신표준그룹 창설을 검토하는 등 미국과 유럽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94년 5월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 고성능집적시스템연구센터(CHiPS:센터장 경종민 교수)는 정보통신용 IC와 관련된 제반기술과 인력 배양, 차세대 유무선 통신시스템에서의 멀티미디어 신호처리 및 전송을 위한 핵심 칩 개발에 매진하며 이에 필요한 환경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CHiPS의 이용훈 교수는 2000년 8월부터 정통부가 ITRC 사업으로 선정한 ‘정보통신용 ASIC 설계 및 구현 연구 과제’의 수행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교수들은 정보통신용 IC및 시스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무선통신, 유무선 라우터,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진들은 KAIST 전자전산학과 전기 및 전자공학 전공 교수 10여명과 3명의 연구전담교수, 56명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상호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칩의 성능, 크기, 전력소모 등 기술적인 면에서 최적화된 정보통신 칩 및 관련 지적재산권(IP) 확보가 최종 목표.
연구분야는 크게 △차세대 무선통신 시스템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 및 구현 △차세대 유무선 라우터 핵심 칩 개발연구 △멀티미디어 단말용 신호처리 기번 연구 등 3 분야로 나눠진다.
차세대 무선통신 시스템을 위한 핵심기술개발 연구에서는 IMT2000 및 차세대 무선통신 시스템을 위한 핵심부품 개발과 이를 구현할 방안을 연구중이다. 특히 단말기를 위한 직접 변환 수신기 구조 등 이동통신용 트랜세이버의 구현과 효율적인 신호처리 및 복호 알고리듬을 제안할 송수신단에 다수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멀티플인풋 멀티플아웃풋(MIMO)시스템, 차세대 무선통신용 오류정정부호 관련 연구가 한창이다.
차세대 유무선 라우터 핵심 칩 개발에서는 차세대 유무선 라우터를 구현하기 위한 패킷 교환용 스위치 및 중재기에 대한 연구를 수행중이며 QoS를 위한 패킷 입·출력 처리기에 대한 연구를 수행, 연구결과를 하드웨어와 상용 네트워크 프로세서로 구현하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라우터용 MAC프로토콜 프로세서 개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단말용 신호처리기법 구현 연구에서는 멀티미디어 단말용 신호처리 핵심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영상 압축표준인 MPEC4 코덱 칩 구현, 영상의 압축기술 및 영상압축 표준안간의 형식변경 기술 확보, 그래픽스 하드웨어 개발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실시간 3차원 그래픽스 랜더링이 가능한 그래픽스 하드웨어 가속기의 구조를 개발중이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이 연구과제들은 그동안 국제논문인용지수(SCI)급 국제 학술지에 75편의 논문이 게재되고 국내특허 출원 미등록이 각각 20건과 15건에 달하며 국제특허 출원 6건, 등록 2건의 실적을 올리는 등 연구개발이 활발한 편이다.
특히 연구팀이 제작한 △5㎓ 대역 직접변환 수신기 칩 △쿼드러춰 디지털 신서사이저/믹서△고속 직병력 변환기△CMOS RF/믹서 칩은 이미 제작돼 검증된 바 있으며 이 가운데 5㎓ 대역 직접 변환수신기 칩의 경우는 현재 세계 유수 대학과 연구소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는 CMOS 공정을 이용하여 단일 칩으로 설계, 단말기의 부피와 전력소모의 최소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디지털 신서사이저/믹서는 디지털 IF 트랜세이버의 핵심블록으로 인터포레이션 등의 알고리듬을 회로설계에 적용하여 최대의 해상도를가지고 있다. 고속직병력 변환기의 경우는 3.125기가비피에서의 속도를 제공하며 포트당 200㎽의 전력을 소비해 세계 최고의 성능을 보이며, 고속 유선 라우터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기술적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차세대 무선통신시스템 핵심기술개발 연구분야로 △직접 변환 및 로 IF수신기를 위한 DSP설계기술 △CMOS RF IC 설계기술 △터보 코드 복호기 설계기술을, 차세대 유무선 라우터 핵심 칩 개발 분야로 △고속 패킷 교환용 분할 크로스바 스위치 설계기술 △IP Qos를 위한 큐잉 및 스케줄링 기법 △MAC 프로토콜 설계기술 등을 확보하고 있다.
또 멀티미디어 단말용 신호처리 기법 구현 분야에서는 △효율적이고 이동통신 잡음에 강한 MPEC4 구현 알고리듬 △동영상을 DCT 영역에서 트랜스코딩 할 수 있는 알고리듬 △실시간 3차원 그래픽스 랜더링이 가능한 그래픽스 하드웨어 가속기의 구조 설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용훈 교수는 “국제화된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며 “그동안 석사 28명, 박사 19명 등 모두 47명의 고급인력 배출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개발 실적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체와의 적극적인 연계가 추진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기술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인터뷰-이용훈 교수
“IC회로 설계기술과 신호처리 기술에 관한 지식을 모두 겸비하고 있어야만 최적화된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정보통신용 ASIC 설계 및 구현 연구’의 수행책임자인 KAIST 이용훈 교수(47·전자전산학과)는 특정분야의 전문적인 기술이 상호 패키지 형태로 결합되어야 제대로된 연구성과를 도출하는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유무선 라우터 핵심 칩을 개발할 경우 크로스바 스위치와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중재기에 관한 연구 등이 모두 상호 수평매칭(PIM) 알고리듬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설계와 신호처리 지식에 관한 깊이있는 지식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결과로 KAIST의 CHiPS에서 배출되고 있는 인력은 모두 IC회로 설계기술과 신호처리 기술에 관한 이론 및 실습 등의 교육이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장 미국의 유수한 업체에 취업이 가능한 수준에 올라 있다.
이 교수는 “실제 지난해엔 박사과정 학생을 미국 IBM사에 보냈는데, 정식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올 만큼 평판이 좋은 것으로 안다”며 “미국 스탠퍼드대학이나 퀄컴사에 진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KAIST는 학부나 석사과정에서 학생이 외국에 나갈 기회가 없었더라도 박사후과정(POST-DOC)에서 반드시 해외에 진출시켜 한두개의 외국어 구사능력과 글로벌한 마인드를 갖추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 교수는 “단편적으로 국제논문인용지수(SCI)에 게재된 논문을 최고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적인 톱저널에 함께 게재되어야만 널리 알려질 수 있다”며 “지난해 CHiPS에서만 SCI에 31편이 인용되고 이 가운데 54%인 21편이 국제 저널인 IEEE에 실렸다”고 말했다.
KAIST는 그동안 전처리 필터링과 영상압축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영상압축시스템의 동영상 부호화기 및 동영상 부호화 방법에 관한 기술, 고속동작 및 저전력 소모를 위한 회로를 결합해 구현하는 센스 앰프 등 10여개의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국제 통신시스템 표준안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큰, 적응성이 뛰어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들이다.
“전산학과 컴퓨터를 전공한 박사과정들이 상용화할 정도의 제품양산 기술은 KAIST가 할 부분이 아닙니다. 엉성한 기술의 상용화가 아니라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KAIST의 몫이라고 봅니다.”
이 교수는 “무선통신 및 유무선 라우터, 멀티미디어 등의 분야 연구에 삼성 탈레스, 삼성종기원, 버카나, 이스텔시스템즈, KT아이컴, 삼성전자, TI코리아, 온타임텍, 아라리온 등 쟁쟁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독자기술 개발이 아닌 산·학·연이 어우러지는 기술개발을 지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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