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은 여전히 인간 생명의 가장 크게 위협하는 질병이다.
많은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암을 비롯한 혈우병·면역체계질환 등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이런 의약의 한계에서 미래 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이 바로 유전자 치료법이다.
유전자 치료법(gene therapy)은 환자에게 결핍된 유전자(DNA)나 새로운 기능을 가진 유전자를 집어넣어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말한다.
특정유전자를 유전자 전달체에 붙여 질병 부위에 전달하고 이상 유전자를 대치하거나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케 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한다는 이론이다. 특히 암과 만성질환 등 대부분 질병의 주요 원인이 세포의 유전자 결함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요법은 새로운 의학기술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 치료법은 화학약품과 달리 특정부위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자주 투약할 필요가 없으며 인체 장기에 따라 유전자 발현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80년 미국의 학자가 지중해 빈혈환자에게 강행해 비판을 받은 유전자 치료법은 미국 국립위생연구소가 90년 9월 아데노신 데아미나아제(ADA) 결핍증 환자의 림프구에 ADA 유전자를 끼워넣는 치료를 시도한 후 연구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유전자 치료법의 핵심은 치료용 유전자의 확보와 이 유전자를 특정부위에 전달하는 벡터(vector) 개발에 있다.
유전자 치료의 가장 핵심인 벡터는 건강한 유전자를 약화시킨 바이러스에 주입한 다음 바이러스가 인체 내 목표 세포를 공격, 세포가 건강한 유전자에 감염되도록 하는 일종의 유도장치다.
유전자 치료에서 사용되는 벡터로는 지금까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가 많이 사용돼왔으나 최근 레트로바이러스 등 다양한 종류의 벡터가 개발되고 있다.
아예 바이러스를 이용하지 않는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도 개발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유전자를 전달하는 벡터로 바이러스 입자를 사용해왔는데 이 경우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가서 원하지 않는 면역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이러스 입자가 아닌 유전자와 세균단백질을 매개체로 사용해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미국 토머스제퍼슨대의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됐다.
이 방법은 유전자와 대장균의 단백질을 전달매개체로 사용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를 삽입한 결과 원하는 위치에서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가 새로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유전자 치료가 급속도로 발전해 영국의 과학자들은 유방암 세포의 전이를 차단할 수 있는 연구에 성공했으며 필라델피아 과학자들이 인간에게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유전적 실명증이 있는 개를 대상으로 최초로 유전적 치료법을 이용해 시력을 회복하도록 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이로메드가 유전자 치료 벡터인 레트로바이러스 벡터 기반기술과 헌터증후군 유전질환 치료제, 암유전자 치료제 ReMDR를 개발하는 등 유전자를 이용해 난치병을 고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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