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CD시장을 잡아라’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생산국으로 급부상하면서 내셔널세미컨덕터·텍사스인스트루먼츠(TI)·NEC·히타치 등 해외 유수의 반도체업체들과 대만 등 후발 업체들이 한국 LCD용 반도체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존 거래관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표준의 신제품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저가공세까지 펼치고 있어 국내 협력업체들을 위기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반도체업체 A사는 최근 새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TFT LCD 패널용 드라이버IC를 내놓으면서 기존 제품의 공급가를 최고 40%까지 인하하기로 하는 등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A사와 경쟁하는 다른 해외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단가인하에 들어갔으며, 이로 인해 관련 부품을 공급하던 국내 중소업체는 LCD 패널업체들로부터 공급가 인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TFT LCD의 경우 액정 구동용 드라이버IC를 비롯해 타이밍 컨트롤러, 스케일러칩 등 수십여개 반도체가 채택돼 국내 패널업체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시장선점 효과는 물론, 기술표준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해외업체인 B사의 경우 한국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사업본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기술개발 및 제품공급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모 LCD업체와 협력관계가 구축되면서 매출목표에 없던 수억달러의 추가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외업체들의 저가공세로 LCD 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중소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중소 반도체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애써 구축해놓은 기술과 협력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라면서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국내업체들은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논리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장기적으로 국내 LCD산업이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패널업체들이 국산 부품업체와 공동 기술개발 등의 전략적 제휴를 견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CD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만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면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CD용 반도체시장 주력제품인 구동칩(LDI)의 경우 세계시장 규모가 연간 27억달러로 추정되는 가운데, 삼성전자·하아닉스반도체 등 대형 업체와 리디스테크놀로지·실리콘웍스·토마토LSI 등 벤처기업을 포함한 국내업체들이 이 중 40%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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