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통신↓증시 `겹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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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연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증시 불안의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 680선이 붕괴되고 코스닥지수 50선이 위협받는 등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미 증시에서 정보기술(IT)주들의 부진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 관련주들에도 파급효과가 미쳤다.

 이날 증시 폭락은 추석 연휴 기간 미국 다우지수가 SI업체인 EDS, 모건스탠리의 실적부진 소식 등으로 8000선이 무너졌다는 데 영향을 받았다. 또 주요 경제지표들이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다 미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 이라크 공격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반기 상승 모멘텀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경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계속하는 등 오히려 투자심리 냉각 요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로 열리지 않은 동안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라크 공격 임박설과 IT업체들의 실적악화 전망 등 요인으로 지난 98년 10월 27일 이후 최저치인 248.87선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의 향후 실적에 대해 주요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23일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대표주면서 거래소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가 지난 주말 대비 4.03% 하락한 32만1500원으로 마감됐다. 하이닉스는 6.45% 떨어진 435원을 기록했으며 주성엔지니어링, 미래산업 등 반도체 장비주들도 8% 이상 하락하며 전체 주식시장의 하락 분위기를 주도했다.

 IT대표주인 반도체주들과 함께 다른 IT주도 일제히 동반하락했다. 특히 통신주의 경우 KT, SK텔레콤, KTF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해 외국인도 힘을 쓰지 못하는 시장환경을 대변했다.

 이렇듯 IT주를 중심으로 한 미 증시의 부진으로 향후 전체 증시도 낙관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긴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기대를 접지않는 모습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주요 IT업체의 실적부진, 하락을 경고하는 경제지표, 이라크 공격 가능성 등 3중고에 시달리며 급락한 미 증시가 단기간에 회복되긴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지속적으로 악재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향후 전망도 지나친 비관론보다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한 상황이다. 일단 이번 주로 예정돼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발표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FOMC회의, 소비자신뢰지수와 내구재주문 등 경제지표 발표를 살펴본 후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다음 지지선은 전저점인 660선이 될 것”이라며 “미 증시도 반등폭이 미미하긴 했지만 지난 주말 반등에 성공해 이날 국내 증시의 급락 장세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외 변수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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