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의주 특구지정과 `통일IT시대`

 북한이 신의주를 특별행정구로 지정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은 IT분야의 교류확대를 가속화할 것이란 점에서 기대하는 바 크다.

 신설된 신의주 특별행정구는 독자적인 입법·행정·사법권과 토지 개발·이용·관리권을 가질 수 있어 이른바 ‘국가속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북한측으로서는 획기적인 조치라고 하겠다.

 북한은 특구의 법률 도를 향후 50년간 개정하지 않기로 했고 내각과 위원회, 성, 중앙기관은 외교업무를 제외하고는 특구사업에 일절 관여치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신의주 특구는 독자적으로 대외사업에 나설 수 있고 여권도 자체 발급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신의주 특구를 국제적인 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지구로 조성하는 한편, 오는 2052년 12월 31일까지 토지의 개발·이용·관리권을 부여해 중국처럼 최장 50년간 토지임대가 가능토록 했다니 여러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우리는 북한의 이같은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남북한이 IT분야를 포함해 경제 전반에 걸쳐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양측이 세계 선진국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남북한은 그동안 IT분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올들어서만 해도 남북한이 첫 통신회담을 갖고 북한의 평양과 남포 지역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사업과 국제전화 관문국의 고도화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또 남북한 첫 합작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이 평양에서 착공식을 가지는 등 그 보폭을 확대해 나갔다.

 우리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본다. 우선은 남북한을 비롯한 각국과의 신뢰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만약 북한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면 외국의 투자유치는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는 제도적인 시스템 보완과 정비다. 자유시장경제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제 관례에 맞는 투자보장협정 체결과 조세체계 정비·송금 보장 등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이같은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북한의 정책을 불신하게 될 것이고 당초 투자유치 기대에 미달하게 될 수 있다.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우선 북한의 이같은 조치에 지나치게 흥분해서는 안된다. 국내 기업간 지나친 진출경쟁을 벌여 부작용을 낳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차분하고 냉철한 자세로 사업성을 따져봐야 한다. 철저히 경제논리에 입각해 진출방안을 찾아야 나중에 후회할 일이 그만큼 줄어든다. 북한 진출을 둘러싼 기업간의 나쁜 행태에 대해 여론의 질타가 적지 않았음을 유념해 나쁜 관행을 되풀이해서는 안될 일이다. 특히 우리의 사고나 사업방식으로 북한의 정책을 보거나 진출을 추진하다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일 것이다. IT분야의 남북한 교류를 확대하려면 바세나르 협약도 개정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이번 북한의 신의주 특구 지정과 관련해 정부와 업계가 서두르지 말고 중장기 구상 아래 머리를 맞대고 효율적인 진출방안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남북한 IT분야 협력사례를 분석해 미흡한 점은 보완해야 IT를 매개로 한 ‘통일IT시대’를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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